한·미정상 56분간 통화···연합 방위 태세로 북 추가도발 억제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한반도 안보와 관련 양국의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엄중한 상황에서 한 시간 가까운 56분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은 한미동맹의 과시로도 풀이된다. 지금까지 양 정상은 네 차례나 단독으로 대화했다.

두 정상이 단독으로 대화한 것은 G20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달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회동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에 필요한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양 정상은 굳건한 연합 방위 태세를 기반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고 대응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이 원만하게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날 “문 대통령이 이야기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경청하는 흐름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좋다’, ‘감사하다’ 등의 표현을 여섯 번이나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가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제안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까지 물어보면서 남북 관계에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언론 등에서 애초에 예상했던 대화 주제 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나 핵잠수함,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른 주제로도 대화를 넓혀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도 말씀 자료를 여럿 준비했지만 그런 자료나 순서와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대화했다”면서 “대통령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논리들을 쭉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방비의 상당 부분이 미국 무기 구입에 쓰일 것”이라고 대답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호혜적 방향으로 FTA 협상을 발전시키자고 함으로써 큰 문제 없이 돌발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늦어도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까지는 방한해줄 것을 요청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시일 내 방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17일짜리 여름 휴가에 들어간 중에 문 대통령과 정상 간 통화를 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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