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인심도 못 꺾는 치솟는 채솟값···장바구니 ‘홀쭉‘

지난 9일 찾은 포항 죽도시장에서 파절임용 쪽파를 구매하고 있다.
‘전통시장 역시 5만원 한 장으로 장보기 힘들었다.’

지난 9일 오후 포항 죽도시장은 여름 휴가철 극성수기답게 평일인데도 오가는 차량이 많아 공영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주차할 수 있었다.

장마와 무더위·가뭄 삼중고로 농산물 가격 등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는 소식을 접한 뒤 6일 대형마트를 찾았던 기자는 전통시장에서도 5만원을 들고 똑같은 품목의 휴가철 먹을거리 장보기에 나섰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을 사기 위해 우선 정육점으로 향했다.

휴가철 인기 메뉴인 ‘돼지고기 삼겹살(1㎏·중품)’은 2만6천원에 판매해 100g당 2천600원으로, 한 근(600g)을 샀다.

소고기 등심과 안심(1등급·중품) 모두 100g에 7천800원이라, 마트처럼 선뜻 사기 쉽지 않았다.

마트에서는 비싼 가격 탓에 내려놨던 닭고기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국산 닭볶음 용(1마리)과 토종닭백숙용(1마리)은 6천원과 1만4천원으로 각각 판매돼 일단 계획한 품목을 사고 나서 다시 들르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상추와 파 등 채소를 사기 위해 향하던 중 어시장에 들러 오징어(4마리)를 살펴봤더니 1만원에 팔았다.

이후 채소가게로 발길을 돌렸는데, 점포 마다 채솟값이 비슷했다.

한 채소가게에서 상추 가격을 물어봤더니, 주인아주머니는 가격 대신 ‘아가씨, 요즘 상추 비싼 건 알제?’라며 먼저 운을 띄었다.

삼겹살의 단짝인 상추(100g) 2천원·깻잎(3개) 2천원·쪽파(1단) 2천원·흙 대파(1단) 2천원 등에 팔았다.

상추가 비싼 줄 알았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며 상추 100g과 깻잎 3개· 대파 대신 파절임용으로 가격이 같은 쪽파 1단을 구매한 뒤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어 다른 채소가게에 들러 감자와 양파 가격 등도 살펴봤다.

중간크기의 감자(8개)는 3천원·양파(5개) 3천원·가시오이(6개) 4천원·깐마늘(500g) 6천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깐마늘만 구매한 채 과일 가게로 갔다.

떡하니 한 자리 차지한 수박(11㎏)은 2만3천원에 판매 중이었는데, ‘1천원 할인해준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달콤한 유혹을 뒤로 한 채 그보다 조금 저렴한 1박스에 2만원하는 복숭아(12개)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빨간색으로 먹기 좋게 익은 자두(10개)는 3천원에 팔아, 5만원이 넘지 않으면 다시 사러 오겠다고 생각한 후 라면과 맥주를 구매하러 나섰다.

그러나 맥주와 라면은 파는 곳을 찾지 못해 사지 못했고, 찜해 뒀던 오징어와 자두를 사러 가기 전 계산해 보니 벌써 4만7천600원을 썼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대로 라면과 맥주까지 구매했다면 5만8천570원으로, 이미 5만원을 훌쩍 넘긴 것이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7년 7월 생필품 가격 동향 분석’에 따르면 전국 대형마트 등 373곳 판매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오른 858원으로 나타났으며, 감자(100g)와 호박(1개)·무(1개)도 지난해에 비해 35.6% ·31.8%·23.9% 각각 올랐다.

또한 지난달 평균 판매가격 비교를 통해 전통시장에서는 오이와 호박·마늘·감자 등이 가장 저렴했으며, 대형마트에서는 배추와 무 등이, SSM은 시금치 등이, 백화점은 치약과 샴푸 등이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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