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등 과 맞먹어…여름철 새로운 스트레스로 등장

여름철 소음 공해의 주범으로 알려진 말매미.
“집중할 때는 잘 모르겠는데 그러기 전까지 매미 소리가 너무 커 더운 날씨에 짜증도 나고 공부를 하지 못하겠어요.”

11월 수능시험을 앞둔 한 안동 모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의 하소연이다.

최근 매미 소리가 자동차 소음공해 수준까지 높아져 수능 준비생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는 연일 30℃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매미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밤낮 구분 없이 울어 제치는 바람에 야간에 밤잠까지 설치게 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하고 있다.

안동시 정하동에 주부 이 모(36)씨 “집 주변에 산이 인접해 있는데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아파트 창문을 열어 놓으면 낮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매미가 울어대 밤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과거 한여름을 대표했던 매미 소리가 지금은 도심 곳곳에서 소음공해 수준으로 변해 수험생들의 공부방해와 시민들의 원성을 사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매미 울음소리는 수컷이 짝짓기를 위해 암매미를 부르는 소리로 수컷 몸통 안쪽에 있는 근육이 옆구리 진동 막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데 뱃속이 비어 있어 공명 현상을 일으켜 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다.

대부분의 곤충들이 내는 소리의 주파수는 수백 Hz에서 100kHz 이상까지 광범위한데 매미 울음소리는 3~16kHz의 범위에 있어 쇳소리처럼 강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강한 소리가 동시에 울리게 되면 청소기나 알람시계, 도로변 자동차들이 내는 소리와 맞먹는 70~85㏈까지 커진다.

매미 한 마리가 먼저 울게 되면 곧장 수백 마리가 잇따라 동시에 울어 처음에는 소리가 작게 느껴졌으나 동시에 울 때는 소리가 커져 옆에 지나는 차량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커진다.

또 호흡이 길어져 소리가 줄어들 때쯤 다른 매미가 동시에 울어 소음은 수십 분 동안 계속되기 때문에 소음을 유발한다.

생태환경 전문가는 “매미 몸 안에서 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발음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잘하려면 따뜻해야 유리하다”며 “온도가 높을수록 근육 운동이 활발한데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여름밤은 매미가 울기에 그만큼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생물 종 목록에 따르면 한반도에 13종의 매미류가 서식하며, 이 중 도심에서 소음공해를 주로 일으키는 종은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로 알려지고 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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