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량·생산량 증대는 없어···수요업체는 원가부담 가중

지난 2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크게 떨어지는 등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된 철강 빅3의 실적을 살펴보면 3사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포스코가 18.7%, 현대제철 2%, 동국제강 56.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사의 영업이익이 이처럼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원료가격 인상분을 철강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빅3는 8월 들어 주요 제품에 대한 인상가격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철강경기 향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보고서에서 나타난 매출액 증가가 철강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량 확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철강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8월 들어 철강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철강 빅3의 실적 향상에만 기여할 뿐 수요업체들의 경우 수요증가없는 원가상승 부담만 안게 돼 오히려 원가경쟁력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8월 철강가격 인상 역시 지난 6월말 이후 계속되고 있는 철광석 가격 인상과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 및 중국 철강경기 개선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철강 시설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공급 감소 등의 반사이익일 뿐 매출량 및 생산량 증대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 국내 최대 철강 다소비 업종인 조선업과 자동차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건축업 부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올들어 국내 조선 3사가 초대형원유운반선을 비롯 세계 선박수주시장의 절반가량을 독점했지만 철강수요로 이어지기까지는 앞으로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포항철강공단내 조선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조선수주량 증대에 따른 실질적인 수요증가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일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후판가격 인상까지 거론되면서 수익성 증대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역시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대비 생산 및 내수·수출이 3%~8%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는 지난해 7월 완성차업계 파업에 따른 생산감소 및 개별소비세 인하 지원정책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 7월말 현재 누적기준 생산 0.9%·내수 1.9%·수출 0.2% 등 모든 부문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서 가늠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 역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한 정책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현지공장 생산감소로 수출이 13.3%나 줄어 들었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생산비 증가로 인해 그동안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에 시달려 왔던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경쟁력 및 시장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8월 들어 중국 철강 설비의 3분의1이 집중된 허베이성 환경보호청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겨울철 스자좡·탕산·한단시의 철강 생산 능력 대비 생산량을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철강 가격이 크게 올랐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 철강업계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는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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