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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현 상황을 “6·25 이후 최대 위기”라고 밝혔다. 상황이 그만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북핵 개발이 완성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괌 쪽으로 날아오는 순간 군사 행동을 선택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도 이에 질세라 미국의 군사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런 안보 위기 속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를 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섣부른 군사행동을 삼가 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평화적 해결 원칙 주장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북한의 김정은이 과연 얼마만큼 수긍을 하고 동의를 해 올지 그 가능성은 현재의 양국 수뇌부의 분위기 등으로 볼 때 희박해 보인다. 자칫 ‘코리아 패싱’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코리아 패싱’의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서도 이번 광복절날 광화문 일대서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6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미군사 훈련 중단’ ‘사드배치 철회’ 등 북한 정권이 간절히 바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누빈 사실을 미국의 조야는 익히 알고 있다.

특히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고 ‘No War, No Trump’ 팻말을 단 차량을 앞세우고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까지 펼치는 모습에서 과연 이런 장면을 본 미국의 정치인들과 미국인들은 동맹국 한국의 안보에 대해 어떤 시선을 보낼까? 반한 정서뿐만 아니라 더 이상 한국을 동맹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런 기류가 백악관과 미국 정계를 휩쓸면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될 것이며 북핵에 대한 미국의 군사옵션에서도 한반도에서의 한국은 ‘코리아 패싱’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일부 반미사회단체들의 주장대로 한미군사 훈련이 중단되고 북한의 핵을 방어할 유일한 무기인 사드 배치가 철회되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무엇으로 지켜낼 것인가. 김정은의 핵 정권에 대한민국은 발가벗겨져 고스란히 나라를 바치자는 것인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국가관이라도 가졌는지 묻고 싶다.

여기다 국방 경계를 철통같이 지켜야 할 군 지휘관들은 요즘 ‘대북 경계’보다는 ‘공관병 갑질 사건’에 혹시나 자신들이 연루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문이 SNS에 오르는 등 군의 사기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왜 국가에 큰일이 생기면 통일된 의견을 가지지 못하는가. 왜 서로 물고 뜯는 이전투구의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와 애국심의 관계’라는 글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동포의 머리들이 항상 나라를 위해 뭉치게 할 것인가? 그것은. 오직 완전한 역사를 공부하는 길뿐이다”라고 했다. 올바른 역사 공부만이 애국심을 갖게 된다고 강조하였다. 역사를 모르는 국민은 국민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최근 우리는 중고교의 역사교과서를 두고도 국정이냐 검정이냐로 나누어져 분쟁을 일으키고 북한의 핵 공격을 대처할 방법에 대해서도 국민 간에 이견이 속출하는 모습에서 단재의 역사 공부론이 다시금 생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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