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낭비 이제그만] 2. 안동 권역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운영주체가 없어 문 닫힌 도농교류센터
5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한 ‘안동지역 권역별 농촌 마을 종합개발사업’이 전형적인 혈세 낭비 사례로 전락했다. 도농교류 활성화와 주민 소득 증대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수년째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경북도와 안동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와 태리 일대에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농촌 만들기’라는 취지로 53억9천300만의 예산을 투입해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벌였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38억7천500만 원을 투입해 도농교류센터, 복지회관, 건강관리실, 지역역량강화사업 등에 투자했고,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5억1천800만 원을 추가 투입해 농산물 직거래장터와 장류 가공공장 등 주민 소득사업 기반을 조성했다.

안동시와 지역 주민들은 마을에 수익을 가져 줄 도농교류센터와 건강관리실, 주말농장 등 체험관광시설에 큰 기대를 걸었다.


안동시는 건축비 9억3천700만 원의 예산으로 체험관과 교육관, 생활관을 갖춘 연 면적이 837㎡의 중가구 권역 도농교류센터와 7억7천500만 원을 투자해 찜질방 시설을 갖춘 건강관리실까지 만들어 경북 북부지역 도농교류 활성화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1차 사업이 완료된 2010년 중가구리와 태리 등 2개 마을은 39명으로 구성된 마을 자치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공동시설인 도농교류센터와 건강관리실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듬해 체험·숙박시설 이용실적이 저조한 데다 운영 주체와 운영비 부담을 둘러싼 주민 갈등으로 1년 만에 운영이 중단되는 파행을 맞으면서 지금까지 운영자를 찾지 못해 방치된 실정이다.

다목적 광장과 마을 공동창고, 전농 농업체험관, 주말농장, 농산물 판매장 등 농촌테마파크와 소득증대시설도 운영 주체가 없어 대부분 다른 용도로 쓰이거나 폐허로 남아 있어 이 마을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와룡면 주민 권모(63)씨는 “농촌 마을 개발 사업 완료 후 3개 마을 39명의 운영위원까지 선출해 영농조합을 구성했지만 결국 운영주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부분 시설이 흉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뚜렷한 운영철학과 목적의식, 세부운영계획 없이 무조건 유치하자고 보자는 지자체와 주민의 욕심 때문에 수십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만든 시설물이 마을 한가운데 흉물로 수년간 방치되고 있지만, 관리·감독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방치되어 있는 건강관리실
안동시 관계자는 “권역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도농교류센터와 건강관리실이 있는 중가구1리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아 주민 자치 운영을 협의 중이다”며 “향후 안동시와 위 수탁 계약을 체결해 정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순회취재팀·정형기 기자, 오종명 기자
정형기 jeongh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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