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순회취재팀이 보도한 66억 들인 군위 한밤마을의 세금 낭비 사례가 큰 반향을 불렀습니다. 이번에는 오종명 기자가 50억 넘게 들여 조성한 시설을 7년 째 방치한 안동의 농촌테마파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 우뚝 솟은 건물이 흉물스럽기만 합니다. 어른 키 높이까지 자란 잡초는 주차장과 놀이터 접근을 막았고, 수억 원 들여 만든 주민건강관리실 건물은 농기계 창고로 전락했습니다. 도시민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만든 주말농장 방갈로는 먼지만 쌓였습니다.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2005년부터 6년간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와 태리 일대에 54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시설들이 7년 째 잠을 자고 있는 현장입니다.

농산물직거래장터와 장류 가공공장 등 주민 소득을 위한 사업으로 15억 원을 들였습니다. 9억 원이 넘는 예산으로 농업체험관과 생활관도 조성했고, 찜질방까지 갖춘 7억7천만 원 짜리 건강관리실까지 만들었습니다.

주말농장 등의 시설로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여 각종 체험을 하도록 만들어 농가 소득을 돕고 도시와 농촌의 교류도 활성화 시키자는 게 사업의 목적입니다.

도농교류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했던 이 시설들이 방치된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비 부담을 놓고 생긴 갈등입니다. 수익을 내는 체험 숙박시설 실적 부진에 따라 운영위원들의 부담이 늘자 파행을 맞았고, 지금까지 운영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체험관과 농산물 판매장 등의 시설도 폐허가 돼 골칫덩어리가 됐습니다.

무조건 유치하고 보잔 심산으로 만든 수십억 원 짜리 시설은 뚜렷한 운영철학과 목적의식, 운영계획 부재 때문에 내버려진 상탭니다.

아까운 세금이 새고 있는 현장에서 경북일보 뉴스 오종명입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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