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민속박물관은 올해 하반기 별관 기획전으로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안동의 상여집’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학술총서인‘안동의 상여집’에 수록된 168곳의 상엿집 중에서 30여 곳을 선별해 전시한다.

사진은 박물관이 1년간 안동 상엿집을 조사할 때 동행한 사진작가 강병두 씨의 작품이다.

상엿집은 죽은 사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타는 영여와 상여, 상례에 사용하는 용구를 보관하는 곳으로 ‘곳집’, ‘행상집’으로도 불렀다.

우리 조상들은 생명을 다한 육신은 땅에 묻혀 한 줌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이승에서 저승으로 장소만 옮겨갈 뿐 영원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죽은 사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타고 가는 탈 것도 영혼을 운반하는 영여(靈輿)와 주검을 운구하는 상여(喪輿)로 구분했다.

상엿집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두려움의 장소로 인식됐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주로 외진 곳에 상엿집을 지어 공동으로 관리했다. 비바람에 무너지거나 허물어져도 보수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고 방치돼 보기 흉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에게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자신을 이어주는 상여를 보관하는 피안의 귀의처로 기능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전통상례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 이제는 상엿집을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에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안동지역에 현존하는 168개의 상엿집을 전수 조사해 학술총서 22집에 수록했다.

송승규 안동민속박물관장은 “이번 기획전시가 상엿집 상징성과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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