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칠곡 왜관은 우리나라의 아픈 상처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호국의 다리라고 불리는 이 곳은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가 되었던 곳으로, 그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바로 왜관철교인데요, 현재 등록문화재 제 406호로 지정된 이 철교는 일제강점기에 세워졌으며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를 기리기 위해 호국의 다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철교는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경간 1개가 폭파됨으로써 북한군의 추격을 따돌린 이후 승리의 기를 잡게 해 준 주역이 되었습니다.

다리는 100년 이상 된 트러스교로서 보존상태가 양호할 뿐 아니라, 축조공법은 I형의 콘크리트 교각으로 화강암을 감아 의장이 화 려하고 지면에 닿는 부분을 아치형장식과 붉은 벽돌로 마감하는 등 근대 철교에서 장식성이 높은 보기 드문 형태의 철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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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왜관철교(등록문화재 제 406호)


왜관철교는 경간을 폭파 시키면서 북한군의 남하는 막았으나 많은 피난민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요. 경간은 전쟁 중에 상판만 복구되었으며, 철교는 1979년에 안전상의 문제로 전면 통제되기도 했지만, 1993년에 인도교로 완성되었습니다. 지금은 칠곡 주민들에게 산책로이자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을 자랑하는 명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철교가 철도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이라는 것 외에도 한국전쟁이라는 안타깝고 또 중요한 역사적 상징물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왜관철교의 근처에는 칠곡 왜관터널이라는 또 다른 문화재가 있는데요. 철교 맞은편에 위치한 이 터널은 등록문화재 제 285호로, 폭이 4.84m, 높이 3.15m, 길이가 70~80m 정도의 터널입니다. 1950년 경부선을 위해 개통되어 석조와 붉은 벽돌을 이용해 말굽의 형태로 만들어졌는데요. 입구는 화강암으로 마감되었으며, 입구 아치는 정점에 이맛돌을 둔 반원형 아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터널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오랜 역사만큼 우리나라의 근대 철도 역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남아있습니다.

이 외에도 칠곡에는 애국 동산이라 하여 독립애국지사, 6·25전쟁의 순국자분들의 추모재단과 낙동강전투의 UN승전기념비를 세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한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칠곡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적 뒤에 감춰진 전쟁의 슬픈 참상, 그리고 빛나는 희생들을 우리는 항상 감사하고 또 애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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