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연오세오길을 찾아’ 학술세미나

▲ 7일 경북일보가 주최·주관하는 ‘2017 연오세오길을 찾아’ 학술세미나가 경북일보 대강당에서 ‘연오랑·세오녀의 도일과 신라 제천문화의 일본 전파’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포항 문화의 표상이며 일월 정신의 원형인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연오랑세오녀’에 대한 학술 세미나가 열려 포항이 한국 해맞이의 성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확인했다.

경북일보가 주최·주관하는 ‘2017 연오세오길을 찾아’ 학술세미나가 7일 오후 1시부터 경북일보(포항 남구 중흥로) 사옥 1층 대강당에서 ‘연오랑·세오녀의 도일과 신라 제천문화의 일본 전파’라는 주제로 열렸다. 경북도, 포항시, (사)포항국학원, (사)일월문화원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는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과 삼국유사 이야기 공연(샌드아트+팝페라)이 마련됐다

‘연오랑세오녀’는 신라 시대 연오(延烏)와 세오(細烏)가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자 일월이 빛을 잃었는데, 세오의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다시 빛을 회복하게 됐다는 포항지역의 설화이다

그동안 포항지역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인 ‘연오랑·세오녀’ 문화에 대해 그간 수차례에 걸친 학술대회, 학술강연, 문화공연 등의 개최를 통해 포항시민들에게 적잖은 홍보가 이뤄졌다.


그간의 학술행사 및 문화공연을 통해 주로 논의된 내용은 ‘삼국유사’를 위시, 국내 자료에 실린 연오랑·세오녀 관련 자료가 중심이었다. 내용면에서는 일월(日月) 사상이 중심이 됐고, 지역면에서는 포항 일대가 중심이 됐다.

‘삼국유사’에 ‘고운 비단을 짜서 하늘에 제사’하는 것으로 한민족 고유의 제천문화를 반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름 아닌 부여 영고, 고구려 동맹, 동예 무천 등과 같은 한민족 고유의 제천문화이며 이것이 연오랑·세오녀와 같은 인물들을 통해 일본지역에 전파된 것임이 많은 연구자에 의해 제기됐다. 한국 고대의 제천문화가 일본지역으로 전해져 일본의 고신도(古神道)가 됐고 지금까지도 일본 신도에 한국의 제천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지금껏 연오랑·세오녀 연구에서는 연오랑·세오녀설화의 사상·문화적 배경인 신라 제천문화에 대한 부분과 연오랑·세오녀라는 상징적 인물들을 통해 신라 제천문화가 일본에 전파돼 일본에 흔적을 남긴 부분이 다뤄지지 않았다.

이번 세미나에는 기존 연구 내용이나 방향에서 일보 나아가 신라 제천문화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더해 연오랑·세오녀를 대표로 하는 포항지역 제천문화전파 과정, 더 나아가 현재 일본지역의 신도문화 유적에 남아 있는 신라 제천문화의 흔적 등을 다뤘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범교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교수는 ‘연오랑세오녀 상징 해석’이란 주제로 연오랑·세오녀와 연관된 지명유래 뿐 아니라 이와 연관된 일본 신화 등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삼국유사-기이편’의 연오랑 세오녀조의 내용을 비롯해 설화 요소의 상징해석과 연오랑과 세오녀에 관한 주요학설 등을 설명했다.

특히 태양과 관련된 마을 이름이 많이 남아있는 영일지역 지명유래를 돌아봤다.

광명리(光明里)는 해가 뜨는 무렵인 진시(7~9시)에 해가 비치는 곳에 위치한 마을, 옥명리(玉明里)는 사시(9~11시)에 해가 비치는 곳에 자리한 마을, 중명리(中明里)는 정오부터 미시(13~15시)까지 해가 비치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연오랑·세오녀 신화에서 나오는 ‘세오녀의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광명이 비치는 한가운데에 위하였다 하여 중명(中明)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어 연오랑·세오녀 신화가 성립된 이후 만들어진 마을 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영일이 해를 맞이한다는 뜻을 지닌 한자어이므로, 연오랑은 해를 맞이하는 땅의 주인, 곧 제정일치 사회에서 해를 숭배하는 집단의 제사장이었다고 한다면, 그 거주민들 역시 태양 숭배의 집단이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했다.
▲ '2017 연오세오길을 찾아’ 학술세미나에서 조유현 세무사(전 형산수필문학회 회장)가 질의를 하고 있다.
이어서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는 ‘한국 제천문화에 나타난 밝음에 대한 연구(동아시아 북두-일월 표상의 원형)’ 발표가 진행됐다.

정 교수는 “상고이래 동아시아 보편의 종교였던 제천-숭천문화에서 지고의 숭배 대상이었던 ‘천(天)’ 이란 ‘밝음(생명)’, 또는 그 실체로서의 북두칠성 1기(3기), 삼신하느님, ‘천부(天符)’였던 것이다”며 “이같은 동아시아 제천-숭천문화는 ‘일월(日月) 신앙과도 짝을 이뤄왔는데 이는 동아시아 삼국에 전해진 수많은 북두와 일월 전승에 잘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월 표상은 중원 일대로 전해졌지만 배달국의 직접 승계로 단군 조선을 거쳐 한반도와 일본 열도 방면으로 전파됐다”며 “한반도 일대의 ‘일월’ 관련 전승 중 시기가 가장 소급되는 것으로 2세기를 배경으로 한 ‘연오랑 세오녀 전승’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오세오 길을 찾아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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