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센티 하이힐 굽의 경쾌한 울림으로 또각또각,
바람을 만지며 걸어볼까

울컥거리고 구차스런 인칭의 논쟁을 슬쩍 비켜나 또각또각,
낯설거나 익숙한 살랑바람을 온몸에 걸치면
상상력의 진화도 빠른 물살을 타지

(중략)

상상력의 눈금을 바람의 키에 맞추고
알아주지도 않는 인칭의 금자탑을 높이 세우면
비대칭 어지럽던 식탁은
석양 드리운 러브카페로 돌아올 거야

팔 센티 하이힐 굽의 경쾌한 울림으로 또각또각,
살강대는 늦바람을 만지는 거야




감상)‘구미리’라는 다육식물이 있다. 아무리 자라도 구미리,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 화분 앞에 설 때마다 하이힐 하나 신겨주고 싶다. 하이힐 신겨서 높은 버스손잡이 잡아볼 수 있게 해주고 싶고 싱크대 제일 높은 칸에 있는 반찬통 서슴없이 꺼내보게 해주고 싶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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