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용, calm
포항시립미술관은 19일 10월 기획전시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 전을 개최한다. 오프닝은 19일 오후 5시 미술관 로비에서 열리며, 관람은 2018년 1월 7일까지 가능하다.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은 포항시립미술관이 스틸아트뮤지엄(Pohang Museum of Steel Art)으로서 그동안 기획해온 조각, 설치 영역의 ‘스틸아트’ 전시를 스틸공예(steel craft) 영역으로 확장해, 우리 삶 속에 ‘스틸’의 쓰임과 아름다움을 조명해 보는 전시이다. 화가, 공예가, 디자이너로 구성된 7팀(8명)의 작가들이 평면, 도예, 목공예, 금속공예, 영상, 설치 작품 90여 점을 선보인다.

초대작가 곽종범, 김덕호·이인화, 김은학, 유국일, 이경용, 이기성, 정명택(7팀 8명)은 모두 스틸 재료를 사용해 용(用)과 미(美)를 동시에 구현하는 작가들이다. 작가들의 기발한 예술적 상상력이 스틸과 산업, 공예와 디자인 분야를 우리 삶과 어떻게 결합해내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용과 미가 원래 단일체(unity)라는 것이다. 청자와 백자의 아름다움과 목가구의 아름다움은 쓰임 속에서 더욱 빛이 난다. 순수예술(fine art)의 개념이 대두됐던 18세기 이전에 예술은 쓰임을 갖는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회화, 조각은 건축적 구성 요소의 일부였다.

이경용, excitement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은 ‘순수(fine)’의 진정한 의미를 반문한다. 절대적인 순수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시작하면 끝이 없겠지만, 아무튼 모더니즘 미학은 쓰임을 갖지 않는 예술을 순수예술이라고 부르고, 쓰임을 갖는 예술을 ‘실용예술(useful art)’이라고 불렀다.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은 순수와 실용을 별개로 간주해 쓰임을 갖는 예술을 저급한 예술로 취급하고 오로지 감상을 목적으로 제작한 예술을 고급한 예술로 간주하는 모더니즘 미학의 일면을 반격하며, 순수와 실용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다.

따라서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에서 제시하는 작품들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삶에 유용한 가치를 가지며, 현대 도시 생활의 메커니즘에 젖어있는 도시인들의 삶을 환기시키는 작용을 할 것이다.

1층 1전시실에는 김덕호·이인화 부부 작가와 이기성 작가가 스틸의 물성에 내재한 철의 원리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덕호·이인화 부부는 산화철의 변화에 따른 발색의 차이를 백자의 소성 원리를 통해 보여주는 도예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이기성 작가는 철의 자석 원리를 이용해 단순성(명료성)과 회화성(불명료성)을 동시에 추구한 평면작품, 매그네틱 아트(magnetic art)를 선보인다.

정명택, Blink London, 2009, 철스프링에 니켈 코팅,.124X20X13cm
1층 3·4 전시실은 세계 유일의 메탈스피커 디자이너 유국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에게 음악을 감상하거나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한다.

2층 2전시실에서는 곽종범, 김은학, 이경용, 정명택 작가의 ‘리빙아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곽종범은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의 원리가 빚어낸 도르래 조명 연작과 자연이 인간의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메탈 화병 연작을 선보인다. 김은학은 스틸과 나무를 융합해 제작한 생활 가구, 조명 등을 제시하는데, 나무로 만든 벤치나 테이블이 나선형 못과 같은 스틸 자재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재료의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이경용 작가는 스틸(메탈)재료로 구성한 공간 디자인을 영상으로 구현한 작품과 설치작품을 선보이고, 정명택 작가는 휘어진 철판을 지지대로 활용하는 목재 테이블 세트와 벤치, 원형의 미러 작품, 그리고 기둥형태의 조형작품을 통해 스틸과 나무의 만남, 즉 문명과 자연의 이상적인 만남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김은학 Incompleted lighting 2007 나무에 도장 12x12x1500cm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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