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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섭 삼국유사사업본부장
춘추시대 사마양저가 쓴 ‘사마병법’에 “나라가 비록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비록 평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롭다 (國雖大 好戰必亡 天下雖安 忘戰必危)”란 경구가 있다. 그리고 ‘오자병법’에서는 “천하에 전쟁을 하는 나라로서 다섯 번 승리하면 재앙이 일어나고, 네 번 승리하면 피폐해지고, 세 번 승리하면 패자가 되고, 두 번 승리하면 왕이 되고 한 번 승리하면 황제가 된다 (天下戰國 五勝者禍 四勝者弊 三勝者? 二勝者王 一勝者帝)”라고 하였다. 모두 전쟁의 위험성과 폐해를 경고한 고전의 명언이다.

이 무서운 전쟁을 북한은 사흘이 멀다 않고 시작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그야말로 전쟁을 좋아한다. 호전이라면 중국도 미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뒤질 나라가 아니다. 다만, 미국은 민주국가이므로 전쟁의 개시에 철저한 정치적 법적 통제가 따른다. 일본은 국제법과 미국에 눌려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내심 한반도의 변화만 기다리는지 모른다. 시진핑은 중국군 창설 90주년 기념식을 전투복을 입고 내몽골에서 거행함으로써 징기즈칸을 잇겠다는 면모를 과시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국론이 분열된 틈을 타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모두 전쟁을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나라다. 특히 휴전선 155마일을 사이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무자비하며 비합리적인 나라다. 이처럼 군사 강국에 겹겹 둘러싸인 한국은 굳건한 안보의식과 강력한 국방태세가 요구됨은 자명하다.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원자폭탄과 이를 운반하여 투하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안보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이 높다.

현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으려고 서두른다. 자주국방의 의지요 국가자존심의 발로라 여겨진다. 그러나 과연 북한의 남침에 한국군 스스로 방위가 가능한가 냉정히 생각하여야 한다.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 제일의 가치는 국방이다. 전쟁에 져서 나라가 망하면 그 어떠한 가치도 소용이 없다. 경제적 부와 문화예술을 어찌 향유할 수 있으랴! 그리하여 예부터 국가는 서로 연맹을 맺어왔다. 공동의 적에 대하여 힘을 합쳐 대처하여 생존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강대하고 신용 있는 나라와 연맹을 많이 맺을수록 나라의 안전과 발전은 보장된다. 삼국통일시절 백제는 일본과 연맹하였고 신라는 당나라와 연맹하였다. 전국시대 초강대국 진(秦)나라에 대항하여 여섯 나라가 연맹하고 소진(蘇秦)이 육국연맹 의장이 되자 진나라는 함곡관을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장의(張儀)가 육국연맹을 깨뜨리자 육국이 멸망하고 진시황제가 탄생했다. 상대가 호전적이면 더욱 철저히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상대가 핵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도 핵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원하는 평화를 누릴 수 있다. 이 나라의 평화를 김정은의 손에 맡길 수는 없을 것이 아닌가. 왜 그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는가?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이 모두 하자고 해서 채택한 것이다. 북한이 이 약속을 노골적으로 어기고 있는데, 왜 우리만 지켜야 하는가? 60년간 잘 지내온 한·미동맹을 이 어려운 시기에 더욱 잘 다져 핵 없는 우리의 안보를 그만큼 보장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완벽한 자주국방이 가능하도록 모두가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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