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나는 아직 물들지 않은 은행나무 아래 서서 가을을 맞는다. 엄마가 끝내 버티지 못하고 떠난 가을을 맞는다. 어느 새 엄마의 나이가 된 내가 엄마의 눈으로 가을을 본다. 저승에서 굽어보는 이승의 가을을 본다. 추억은 흑백으로 새파랗고 은행나무 잎마다 매달린 것은 알 수도 없는 남은 생이다. 나는 날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기다리는데 엄마도 그랬는지는 모르겠다.(시인 최라라)
- 기자명 이준규
- 승인 2017.10.23 17:16
- 지면게재일 2017년 10월 24일 화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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