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다음 달 초부터 12월 말까지 시장격리 미곡 7만3천t을 추가로 매입한다고 한다. 정부의 수확기 쌀 수급 안정대책을 위한 시장격리 미곡 매입계획에 따른 것이다. 매입방법은 기존의 공공비축미곡 매입과 동일하게 시군이 지정한 수매장소에서 수분량 13.0~15.0% 이내의 상태로 40kg 또는 800kg 단위이며, 전량 건조벼(포대벼) 형태로 매입한다. 우선지급금은 지급하지 않고, 수확기(10~12월) 산지 쌀값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중 정산해 일시 지급한다.

그러나 수확기 쌀값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 물량은 지난해보다 7천470t(11.4)이 많은 물량으로 공공비축미를 포함하면 15만1천t으로 경북도 쌀 생산 예상량의 20% 수준이다.

벼 수확과 함께 수매 철이 다가오면서 쌀값 하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쌀값 하락은 농가소득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농민들은 쌀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고, 시중 쌀값이 불안정해 소득에 불안요소가 된 지 오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농가들이 민간 정미소보다 가격 받기가 그나마 좋은 지역농협의 미곡종합처리장(RPC) 사업소에 수매를 원하고 있다. 매년 벼 수확철이면 같은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의 수매에도 한계가 있어서 민간 정미소에 더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시장의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보다, 수매 자금 지원 등의 일시적 미봉책에 급급한 것이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는 게 농업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에 경상북도가 미곡 7만3천t을 추가로 매입한 것이 쌀값 지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특히 RPC을 운영하는 농협들이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쌀값이 하락함으로써 RPC 경영에 채산성 악화가 최근 몇 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확기 쌀시장의 혼란은 농가는 물론 도시 소비자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우선 정부는 북한이나 해외 원조와 사료화 등을 포함한 쌀 재고 감축 및 소비 확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생산안정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바란다. 농도 경북의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 쌀값이 두둑하게 받을 수 있는 날이 외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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