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드높은 하늘과 함께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나뭇잎들이 드리우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흑색과 붉은 벽돌로 쌓아져 단풍과 닮아 있는 아름다운 문화재를 소개할까합니다.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에 위치해있으며 대구 교구의 성지 중 하나인 곳으로 1990년 12월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성모당입니다.
프랑스의 루르드 성모 동굴을 본떠 만들어진 이 건물은 대구 천주교회 초대교구장이었던 드망주 신부가 건축한 곳으로 1917년 7월에 착공하여 1918년 8월 15일에 완공이 되었으며 가능한 한 실제 루르드 성모굴의 크기와 바위 등의 세부적인 면까지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성모당은 교구청 가장 높은 곳에 있는데요, 동굴 윗면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바친 허원에서’라는 뜻을 지닌 문구(‘EX VOTO IMMACULATAE’)가 새겨져 있으며 동굴 안 쪽에 마리아 상을 두어 봉안해 두었습니다. 문자의 양 끝에는 1911과 1918이 쓰여 있는데요, 1911은 대구교구가 처음 생긴 해를, 1918은 드망주 신부가 교구를 위해 하느님에게 청한 3가지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또한 성모당은 천주교의 성지로 유명할 뿐 아니라 아름답고 벽돌짜임이 정교한 건축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데요. 화강암을 기초하여 그 위에 흑색 벽돌로 각 모서리의 버팀벽과 수평띠를 구성하고 나머지 벽면에는 붉은 벽돌로 쌓아, 각 부의 비례가 완벽하고 정면에서 보았을 때 그 빛을 더욱 발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대구교구청, 성 유스티노 신학교,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남산성당, 성직자묘지 등과 어우러져 더욱 고즈넉하고 성스러운 이 성모당은 성 유스티노 신학교,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과 함께 대구 근대골목 투어 5코스 남산 향수 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빌딩 숲속에서 고풍적이고 이국적인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향수 길이 지닌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진정한 문화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