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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TK)에 사는 주민은 평안한가, 다른 시도 주민보다 더 행복한가?. 지역 총생산(GRDP) 대구 꼴찌라는 얘기는 신물이 날 지경이니 하지 않겠다. 대구 주민들의 소득이 타 지역 보다 매우 낮다. 허탈하다. 2015년 말 대구 근로소득자 1인당 연간급여는 전국평균(3천270만 원)의 87% 수준인 2천856만 원. 16개 시·도 가운데 15위로, 광주 다음으로 낮다. 소득이 낮으니 세금이 적다. 1인당 근로소득세 납부액은 전국 평균 납세액(306만 원)의 71.4%인 219만 원으로,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꼴찌다. 대구 주민들의 부동산 자산도 낮다. 지역 출신들이 서울에 대학을 다니면 보증금 월세가 높아 허리가 휘는 이유다. 국세청의 2015년 종합부동산세 결정현황 자료에 의하면 대구지역 1인당 평균 납세액은 233만 원으로 전국 평균 1인당 납세액(497만 원)의 절반 수준(46.9%). 전국 꼴찌다.

지역 경제 낙후로 주민들의 불만은 누적돼 자포자기 상태다. 그럼 원인이 무엇인가? 대구 사람들이 능력과 의지가 모자라서인가. 정치가 가장 큰 책임이다. 정치는 우리 경제 등을 결정한다. 지역 정치의 능력이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한다. 지역 정치란 국회의원, 교육감, 시장 군수 구청장, 지방의원 등 4종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다루는 공적인 권한과 책임 행위다. 이들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하나의 예로 대구는 뒤늦게 국가공단이 만들어져 이미 대기업이 들어올 기회를 놓쳤다. 사람과 물자 이동의 국제화를 꾀하기 위해 밀양에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치를 10~20년 노력해도 허사다. 능력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애타는 마음 절박한 마음이 없다. 고관대작을 다 지내고 소일거리 삼아 하는 일이 정치적 자리였다. 더욱이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어서 경쟁자가 없으니 유유자적하다. 머슴이 일을 못 하면 새경을 줄인다. 더 못하면 고용이 잘린다. 그러나 우리 지역은 전혀 딴판이다. 일당독점이 낳은 정치적 다양성의 부족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비개방적 풍토도 한몫한다. 전남과 광주도 비슷하다.

지역 정치세력들이 박정희(朴正熙) 정서를 이용한다. 때로는 전두환이도 동원된다. 그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좌파에 의해서 박정희는 너무 부정적으로, 우파에 의해서는 너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 박정희를 이용하는 어떤 말도 시대의 진보에 역행한다. 지역주의 해소 운운하는 것도 방식만 다르지 퇴행의 용법(用法)이긴 마찬가지. 정치인들이 만든 실재가 아닌 허상으로 선거를 유리하게 하려는 저의고 음흉한 흉계에 불과하다. 제발 여름철 매미처럼 같은 소리 하지 마라. 지역주의와 관련된 어떤 메시지도 ‘개소리’에 불과하다.

내년 지방 선거를 기점으로 지방분권이 강화된다. 지역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방 분권시대 혁신이 답이다. 지방정치 역량 대결 시대다. 혁신으로 자치역량을 키워 자강(自强)을 이뤄내야 한다. 중앙정치 세력에게 구걸하고나 호소하는 것 공염불이다. 이제 지역에서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떨쳐 일어서야 한다. 독점 패권의 속박에서 자유를 찾아 다양한 정치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공동체를 위한 사명의식과 나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진짜 정치인을 만드는 게 유일한 활로다.

다시 TK의 르네상스를 일궈내야 한다. 좋은 인적자원 여건 전통을 가지고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시장 교육감 군수 지방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염치없이 자리를 연장하려는 이들에겐 주민들이 나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하지 않았나. 스스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없다. 지역사회의 리더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지역의 낙후와 고통에 열정적으로 나서야 한다. 헤겔은 “역사상 성취된 위대한 일 중에 열정(정념) 없이 이루어진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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