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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새경북포럼 구미지역 위원·정치학 박사
가수 나훈아가 11년 만에 ‘돌아온 가황’으로 무대에 다시 섰다. 그동안 칩거하며 베일에 싸인 모습에서, 화려하게 등장하여 청중들과 만난 것이다.

‘명불허전’. ‘드림 어게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일흔이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팬들의 열광과 환호 속에 컴백하였다. 가수는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66년 데뷔 후 지금까지 약 40년의 세월 속에 아직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르며, 11년의 공백 속에도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가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연예인·운동선수를 스타라고 부른다. 스타는 별을 지칭하는 것으로 하늘에서 지구에 빛을 발하는 천체를 의미하지만, 대중적 스타는 희로애락의 일상 속에 대중에게 결여되어 있는 욕망의 가능성과 희망을 제공하는 대리인이다. 따라서 인기가수의 노래에 흥분하고 TV 드라마 배우의 연기에 몰입되며, 야구선수 홈런 한 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타가 대중들에게 가능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두고 말이 많다. 자강파와 통합파 사이의 이해득실을 따져 논쟁을 벌인 결과, 대선전 1차 13명이 복당한 후 추가로 9명이 친정으로 복당을 하였다. 대통령탄핵과 맞물려 창당한 바른정당은 참다운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창당 1년을 못 넘기고 일부가 복당해 교섭단체직위를 잃게 되었다.

정치는 타협과 명분이다. 복당에서 이야기하는 대의명분을 두고 동의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며, 지금까지의 과정을 생략하고라도 이익을 좇는 결과에 치중하는 정치적 모습은, 흡사 임기응변식 한탕주의와 같으며 비정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집단과 조직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이 정치 현실에서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 참담하기 그지없으며, 이러한 모습은 ‘문재인 정부 견제’를 명분으로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과 3년 뒤 총선을 노린 얄팍한 이기주의적 묘수로 국민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불명예로 남을 것이다.

‘똥뚜간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지기 쉬운데 그렇게 살면 안 된다’상황이 바뀐다고 말과 행동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나, 탈당한 모 의원의 언행불일치가 떠오른다. 부끄럼 없이 언제든 자신이 불리할 때는 한 치도 망설임 없이 말을 바꿀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변명이 개인적 소신이라고 호도하는 가식적 정치가, 과연 바른 정치인지 의심스러우며 국민의 신망을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사 하루 이틀하고 말 것도 아니다’라는 말은 오늘 손해 보더라도 내일의 희망을 기대한다는 말이다. 전업 정치인이 정치를 하루 이틀, 한두 해하고 그만두지 않을 바에, 길게 보며 혜안을 가진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정치인의 모습에서 국민은 실망을 금하지 못하며,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흥행은, 국민들의 눈 밖을 벗어날 수 있으며 성공보다 실패에 가까운 모험일 수밖에 없다.

나훈아가 11년의 칩거 이후에도 여전히 팬들의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이에게는 없는 그만의 카리스마와 독보적인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 가수·스타연예인·스타 운동선수가 대중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까지의 노력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단시간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연예인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았다. 가능성과 희망을 제공하는 스타와 팬과의 관계는 실과 바늘과 같다. 그러므로 성공한 스타로 기억되며 대중들의 마음에 자리 잡기까지 연예인 스타들은 쉽지 않은 인내의 길을 감수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의 민주주의제도에서의 국민과 정치인의 관계 또한 팬과 스타의 관계이며, 바늘과 실의 관계이다. “당장 춥고 배고프더라도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자강파 최고위원의 말과 같이 원칙과 품격을 지키며 ‘와신상담’하는 인내의 정치는 어렵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방법이 최선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정치만이 국민의 마음을 열 수 있다. 11년의 공백 속에서도 환영받는 스타 가수와 같은 스타 정치인은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 없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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