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마부들 떼 지어
말안장을 채우고 구유를 챙기면
내딛는 말발굽 소리들이
곤히 잠든 신작로를 깨웠다
동터오는 반야월역
인적 없는 적막을 딛고
긴 그림자 끌며 이랴! 서둘러 고삐를 낚아채면
힝힝대는 말울음과 경쾌한 말발굽 소리가
윤슬처럼 강물 위로 여울졌다
감상)변두리 동네 카페에 한 아파트 조합원들이 모였다. 조용하던 카페가 순식간에 분양 첫날의 모델하우스처럼 왕왕댄다. 그들은 그들의 주차장과 보일러실과 휴게실에 일요일 오전을 걸었다. 저들은 지금 어느 시대의 전사처럼 아메리카노 한 잔 놓고 투쟁중이다 먼 산이 붉다. 가로수 위로 내려앉은 햇살이 윤슬처럼 짙푸르다.(시인 최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