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 등 공공시설 건물 곳곳 금가고 무너져 위험
"노후화 건물 방치에 직격탄"···안전 대책 마련 시급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청 민원실에는 3m 간격으로 임시 철골 기둥이 줄줄이 세워져 방문하는 민원인들을 불안케 했다.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포항 지진으로 공공시설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지진 후 피해 현장에 투입돼 복구활동 중인 공무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북구청은 23일 공공시설 자체 지진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D등급’은 보수가 시급하거나 철거해야 하는 건물로 계속 방치될 경우 붕괴 위험 때문에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까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번 지진으로 북구청은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무너져 현재 각 사무실과 계단 등에 71개의 임시 철골 기둥을 세워 지탱하고 있다.

본관 2층 산업과 건물의 경우 천정이 떨어져 하늘이 보일 정도였고, 계단은 1㎝가량이 무너져 철골 기둥이 계단을 거미줄처럼 받치고 있었다.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등록부 등 각종 증명서를 발부하는 민원실은 3m 간격으로 임시 철골 기둥이 줄줄이 세워져 방문하는 민원인들을 불안케 했다.

사무실 곳곳에 갈라진 틈을 보며 불안감을 느낀 일부 직원은 만약을 대비해 개인적으로 안전모를 준비하기 도 했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본관 건물은 벽면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건물 뒷편에 그물을 치고 접근을 막고 있다.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문제는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공공시설이 이곳 뿐 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흥해읍사무소와 환여동사무소, 우창동사무소 등 진앙지과 가까운 대부분의 시설은 벽이 갈라지고 바닥, 타일 등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나마 160여 명의 북구청 직원 중 절반 가량은 피해 현장 확인을 위해 투입됐지만 사무실에 남은 직원들은 언제 벽이 무너질지 모르는 걱정 속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또 읍면동사무소 직원 역시 지진피해접수 마감을 앞두고 사무실을 비울 수 없어 업무 과중과 지진위험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포항시 북구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무서워해도 일을 하긴 하는 데 지진이 한번 더 오면 공무원들이 다칠 판이다”면서 “옮긴다 만다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50년 넘은 건물을 지금까지 방치해 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한편 안전 대책 마련이 심각한 포항시 북구청은 정밀안전검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6개월 후에야 결과가 나오는 데다 청사 이전에 걸림돌이 많아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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