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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 경북생명의숲 상임대표·화인의원 원장
무술년 새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한반도 동쪽 끝, 포항의 호미곶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살을 에는 칼바람을 맞으며 장엄하게 떠오르는 새해 첫 일출을 바라보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서로 간에 새로운 희망의 덕담들을 주고받았다.

때마침 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새해 첫 일정을 포항에서 시작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 인류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올림픽 성화가 지진재해로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 나아가 포항에 새로운 용기와 화합과 희망의 불꽃으로 승화하기를 기원해 본다.

다음 달 9일에는 지구촌의 축제이자 국가적 대사인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이번 올림픽은 북핵 위기 등으로 긴장이 한층 고조된 한반도에서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직 올림픽이 추구하는 기본에 충실한 축제가 되어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를 거듭 기원해 본다.

특히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이 평창올림픽의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이 혹한을 비웃기라도 하듯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기본(기본기)과 노력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기본기와 그에 따른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상식 중 상식이다.

기본과 노력의 중요성은 비단 스포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도 새해 첫날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지만, 희망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음을 다들 안다. 그러한 희망을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본과 노력이 따라야 함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한국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이승엽 선수도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렇게 희망의 다른 이름은 ‘기본’과 ‘노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이 겪었던 지난 아픔들 대부분은 기본과 그에 대한 노력이 부실했고 부족한데 그 원인이 있었다. 세월호의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제천 화재를 비롯해 후진국형 대형화재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돌이표 대형인재의 반복 역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전반적인 사회 안전시스템을 만드는, 그야말로 기본을 바로 세우는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시스템이란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은 결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또 평창올림픽보다 더 큰 국가적 대사를 치르는 해이다. 바로 오는 6월 13일에 치러지는, 향후 4년 동안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를 선택하는 지방선거이다. 이 또한 안전시스템과 다를 바 없다. 기본적 자질과 성실성(노력)이 지역일꾼을 선택하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의 발전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지방자치단체는 우리나라의 후진적 중앙정치의 예속에서 과감히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인물 위주의 선거를 통해 지역발전에 나서야 한다. 중앙정치는 책임정치를 위해 정당공천을 강변하지만, 지금까지 단언컨대 책임정치는 없었고, 오히려 그에 따른 부작용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렇게 기본은 근본이다. 기본은 식물로 치면 뿌리에 해당한다. 뿌리는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여 줄기를 지탱하는 작용을 한다. 튼튼한 뿌리가 줄기를 든든하게 지탱하면서 건강한 잎과 꽃을 피우게 한다. 우리 사회가 기본에 충실하고, 그에 대한 노력이 따른다면 안전하고 든든한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건강한 삶이 꽃피는 희망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술년 2018년은 기본이 바로 서는 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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