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설치작업 ‘nor’…16일 오후 6시 작가와 만남

전시공모 선정작‘유리상자-아트스타 2018’Ver.1전, 홍정욱의 설치작업 ‘nor’.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2018’전시공모선정 작가전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한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헬로우! 1974’는 우리시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열정에 대한 기억과 공감을 비롯해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 혹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가치 있는 ‘스타성’을 지원하려는 의미이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돼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년 유리상자 첫 번째 전시, 전시공모 선정작‘유리상자-아트스타 2018’Ver.1전은 회화를 전공한 홍정욱(1976년생)의 설치작업 ‘nor’이다. 전시기간은 12일부터 3월 18일(16일 오후 6시 작가와 만남)까지이다

이 전시는 공간을 수용하는 입체적 회화 혹은 확장된 회화의 논리를 제안해온 작가의 최근 작업 보고서이다. 작가는 자신이 탐구하고 경험한 회화적 논리의 확장, 즉 전시 공간의 형태와 주변 조건 등 상황 전체를 그림의 화폭으로 설정하고, 평면회화의 표면에서 점, 선, 면, 색채 등 회화의 기본요소를 분리하여 캔버스 틀의 변형과 함께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기본으로서의 회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는 회화의 본질이 세상과 자연의 원리, 인간과의 관계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어느 한 방편에 귀속된 것이 아니라 서로 내포된 것이라는 예지(叡智)적 해석과 새로운 변화와 또 다른 균형의 가능성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 여기의 서정적 상태(狀態)를 발견 가능하도록 오랜 시간동안 보이지 않는 이면(裏面)을 탐구하며, ‘진화’를 진행해온 자신의 미술행위가 관객과 만나서 서로 ‘신뢰’하게 되는 시·공간적 상상(想像)이기도하다.

홍정욱의 설치작업 ‘nor’.
이번 전시는 우리 시대 예술의 어느 지점과 삶의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작가 자신의 ‘다름’에 관한 태도들을 조형화하려는 미술 설계를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담으려는 제안으로부터 시작된다.

‘~도(또한) ~아니다’라는 의미의 부정 논리합에서 빌려온 전시명, ‘nor’는 건물의 내부도, 외부도 아닌듯한 이곳, 유리상자 공간에서, 평면회화로부터 입체로 진화해온 자신의 조형적 탐색과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두는 ‘신념’을 통해 미술을 행위하며 과정의 가치를 기억하려는 명제이다. 이 명제는 ‘faith’와 ‘infill’, 이 두 가지의 설계를 또 다른 하나의 공간에 구현하는 시도에 기여한다.

별을 닮은 200×200×200cm크기의 ‘faith’는 평면에서 공간 속 입체로 진화하는 회화의 절정처럼 보인다. 시간차를 두고 여러 색상의 빛이 변화하며 은은하게 내뿜는 빛 덩어리 ‘faith’는 수공으로 정교하게 다듬은 정12면체 나무구조 틀을 바탕으로 한다. 그 구조물 표면의 5각형 형태와 5각형 밑면에서 시작해 또 다른 꼭지 점까지 그림을 그리듯 직선과 곡선으로 연결돼 솟은 삼각뿔 형태는 서로 자석으로 결합해, 공학적인 이성의 형식 논리가 유기적인 감성의 빛으로 발산하는 상징처럼 천장에 매달려 있다.

작가 홍정욱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 회화과를 거쳐 영국 런던대학교 Slade 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후,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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