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시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미술 감상책 ‘고흐 공자를 보다’가 나왔다.

동양화와 서양화에 구분조차 모호한 시대에 예술에 대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미학이나 예술학관련 미술 감상 관련 책은 많으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부족한 이때 동양미학과 서양미학을 넘나들며 어렵지 않게 미술작품을 이야기한다.

미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싱이 없더라도 일반교양이 있는 도서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교양서적이다. 읽다가 보면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강의와 같은 입장에 몰입하게 되고 읽은 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소소한 글들이 많다.

책은 대화체이거나 편지글 형식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처음 책을 펼치면 아이와 아버지의 대화가 시작된다. 사는 것에 대해 묻거나 삶의 가치를 찾아간다. 또한 첫장부터 동양화. 서양화 미술 감상이 너무 어렵다고 시작한다. 미술대학에서 동양화와 서양화를 배우지만 있지만 무엇이 다른지 잘 알 수 없다. 막연하게 동양화는 화선지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고, 서양화는 캔버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리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 여기에 저자는 동양화와 서양화에 대한 구분이 시작된다.

미술 감상을 위한 다양한 책이 출판되었지만 동양미술과 서양 미술의 개념을 상호 비교하면서 이해를 돕는 책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작품설명에 앞서 서양 철학자들의 입을 빌거나 동양의 사상가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고흐가 말하지만 고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에서 살다간 어느 화가의 목소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피카소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지만 피카소가 아니라 피카소의 작품을 설명하는 누군가가 되는 식이다.

정신적 사상이 고픈 이들에게는 적당한 간식거리가 될 것이며,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 보면 그들과 이야기에 동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편안히 읽어 가면 동양과 서양의 차이점을 알게 되고, 동양 미학과 서양미학의 차별을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한다. 고흐나 세잔이 가변은 대화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술이 무엇인지 듣고 보는 사이사이에 고흐가 들어서고 플라톤이 편지를 보내온다. 악법도 법이라고 했던 소크라테스가 답을 한다. 어느 곳에는 인상주의의 모네가 자신의 작품은 주관적이었다고 말한다. 고갱을 만나서면 자신의 세계에 열망을 피우기 시작하는 사실들을 이야기하면서 고흐가 공자를 만나고 피카소를 만난다.

미술이라는 작품과 작품에 담겨진 내용을 알기 시작하면서 지금 살아가는 자신의 현재를 알게 된다. 지금 활동하는 미술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대미술이 무엇인지를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서양미술과 동양미술의 차이점을 알게 되며 미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늠을 형성되는 미술감상 책이다.

저자 박정수는 영주에서 초중고를 다니면서 미술인의 꿈을 키웠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후 롯데화랑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미술계에서 잔뼈가 굵은 중년 갤러리스트다. 이번 출간된 ‘고흐 공자를 보다’이전에 이미 미술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발간한 미술평론가이다. ‘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 ‘미술. 투자. 감상’, ‘그림파는 남자의 발칙한 마케팅’, ‘아트앤 더 마켓’ 등을 발간한 바 있다.

현재, 한남대학교 겸임교수, 미술창작스튜디오 광명아트스페이스 대표, 정수화랑 대표, (사) 한국미술협회 전시기획정책분과 위원장,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미술평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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