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일상에 녹아든 문화·예술···삶의 격 높여 주는 행복 척도

▲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
“산업발전 등 경제성장으로 시민들이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다. 대구가 문화 예술의 도시로 가야 시민들 삶의 질이 진정으로 향상될 수 있다”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신임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지만 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실천한 인물로 꼽힌다.

1984년 대구MBC 공채기자로 입사해 2009년까지 앵커, 보도국장, 해설위원을 거쳤다.

대구MBC 50년 만인 2010년 기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장까지 역임했다.

사장 재직 당시 대구MBC문화원을 설립, 문화예술을 특화한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개설했으며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대구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전국MBC 최초로 대구MBC 교향악단을 창설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선 장본인이다.

이는 대구문화재단을 이끌어가는 대표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자신의 구상을 실천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지난 30일 박 신임 대표를 만나 앞으로 대구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구문화재단,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대구문화재단은 2009년 출범했다. 개인적으로 출범 당시 고맙고 필요한 기관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대구는 근현대 문화예술을 이끈 자존심 높은 도시다. 한국전쟁 당시 대구는 문화수도였다. 그래서 대구문화재단의 역할이 참 크고 중요 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구의 격을 높이고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예술가와 함께’라는 슬러건으로 예술지원사업부터 예술교육, 공연예술축제 문화나눔 등을 실천하고 있다.

▲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
△새롭게 들어서거나 이미 운영되고 있는 문화 공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창창작스튜디오, 대구공연예술연습공간, 대구문학관, 대구예술발전소를 꼽을 수 있다.

지역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창작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부한다.

특히 대구예술발전소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담배산업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유산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중구 수창동 연초제초장 별관창고를 리모델링했다.

건물 외관은 유지,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낙후된 구도심 지역에 예술창조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도시재생 효과는 물론 실험적 예술창작 인프라 확충과 창의적 작가 양성기반을 구축했다.

앞으로 기성 작가들에게는 창작활동에 몰두, 우수한 창작물을 생성하고 신진작가들은 창작의 길을 열어주는 등용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시민들이 전문 아티스트와 공동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참여로 예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창의력을 발전시켜 주는 창작공간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이 대구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흔히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할 정도로 문화적 가치는 갈수록 소중하고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도시경쟁력도 이제는 문화에서 판가름이 난다고 할 만큼 문화의 중요성이 커졌다. 개인적으로 문화적 가치라는 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MBC 사장 시절 지역의 CEO나 경영 하시는 분들에게 문화예술을 접목해 문화예술을 통한 영감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화원 설립하고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만들었다. 그만큼 문화예술이 개인의 삶도 기업이나 도시의 경쟁력에도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창의력이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여 지고 있지 않나. 문화적 성숙 없는 경제력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대구문화재단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대구는 문화예술로 자존심 있는, 맥이 있는, 빛나는 도시다. 근·현대 문화예술을 이끈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이고 전통 있는 지역이다.

그런 맥과 전통을 이어가고 지역의 왕성한 창작 열기를 충족해 내기 위해 대구문화재단의 기반을 더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뜻이 좋고 해야 할 일이 소중해도 재단의 기반이 부족하고 여력이 충분치 못하면 해낼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도 문화재단을 설립 중이고 이들과의 관계를 상호보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협력하고 서로 도우면 반드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구문화재단이 모든 곳을 살필 수는 없다. 오히려 더 시민들과 밀착 될 수 있는 있는 것은 구 단위 재단일 수 있다.

아직 구 단위에서 재단이 없는 곳이 있는데 이 지역도 재단이 들어 설 수 있도록 돕겠다.

▲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
△앞으로의 각오나 계획은.

-이미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네트워크에 가입됐고 국채보상운동이 세계기록 유산에 이름을 올랐다.

대구의 가치, 대구의 자존이 새롭게 조명되고 인정받는 시기다. 그런 것을 계기로 대구가 명품도시,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문화재단의 슬러건인 ‘시민은 예술 속으로, 예술은 시민 속으로’를 실천, 서로가 푹 빠져 들 수 있게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 도시와 문화가 공유하는 공간을 크게 늘려 나가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

궁극적으로 ‘문화도시 대구’, ‘문화 예술로 웃는 대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대구 문화를 이끌어가는 수장인 만큼 개인적인 문화생활이 궁금했다.

박 대표는 공연·전시 등을 열심히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영화도 즐겨 본다고 밝혔다.

뮤지컬과 오페라도 좋아하며 그 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연으로‘오페라의 유령’을 꼽았다.

2011년 대구MBC 사장 때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대구로 가져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책은 고전에 자주 손이 가고 전 국민이 좋아하는 삼국지를 선택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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