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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언급한 '정상회담 여건', 北이 응답해야

연합   |   등록일 2018.02.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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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공식 초청으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한 방북 초청에 대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 조기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어떤 식으로든 북미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도 마련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뿌리째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당장 수락하지 않고,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사정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에 앉으리라고 섣불리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담보되지 않으면 북한과 어떠한 대화나 접촉도 하지 않고 제재·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미국 올림픽대표단을 이끌고 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행동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유 없이 리셉션에 늦게 와서 5분 만에 떠나는 ‘외교적 결례’를 무릅쓴 것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마주치지 않으려는 뜻이었던 것 같다. 미국의 단호한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북한 역시 핵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미국이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작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를 계기로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더 완강해진 것 같다. 심지어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비핵화를 놓고 북미 간 간극이 커 대화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핵 문제가 미북 간에 해결할 일이고, 우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인식은 잘 못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결과가 고스란히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대화를 나누면서 파악한 북한의 의중이 중요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진짜 ‘운전석’에 앉아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백악관은 북한의 문 대통령 방북 초청에 대한 공식입장이 무엇이냐는 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해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에 관해 한국 측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답변이기는 하나 한미의 ‘통일된 대응’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하다. 우리에 대한 제약의 뜻도 있지만, 우리가 미국 측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채널이 확보된 만큼 북측에 대한 설득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촉구한 만큼 북측이 이를 명분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미관계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다. 핵과 미사일로 북미 관계를 악화시켜놓고 남북 정상회담만 하자고 하면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북측의 문 대통령 초청으로 남북관계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위기 고조로 평창올림픽을 걱정했던 게 불과 한 달여 전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지금 큰 문제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걱정이 지나쳤다는 느낌도 든다. 더구나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 얘기가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나왔다. 지금의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열망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서두르지 말고 정상회담을 열 수 있는 주변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은 함께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원칙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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