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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통상 압박' 발언, 가볍게 보면 안돼

연합   |   등록일 2018.02.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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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상·하원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과 매우, 매우 나쁜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에 손실만 가져다준 ‘재앙’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바로 전날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에 어마어마한 돈을 잃었지만, 그들은 어떠한 처벌도 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있다”며 ‘호혜세(reciprocal tax)’ 도입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호혜세 부과 대상국 중에는) 이른바 동맹국도 포함돼 있지만, 그들은 무역에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말까지 했다. 말꼬리를 잡을 일은 아니나 발언 수위나 빈도로 볼 때 무역협상 주도권을 잡거나 미국인 유권자의 표심을 잡으려는 발언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의 재개정이나 폐기를 주장하면서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센’ 발언을 자주 해왔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이미 대선후보 시절부터 ‘재앙’이나 ‘끔찍한 협정’이라고 했다. 지난달 24일 수입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서명하면서도 “재앙으로 판명된 거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산 제품에 대해 다른 국가가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호혜세도 이번에 뜬금없이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해 5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상을 밝히는 등 꾸준히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첫 국정연설에서 “경제적 굴복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표현이 다소 과장되거나 즉흥적인 듯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큰 그림 속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의원 간담회 중 제너럴 모터스(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발언도 했다. 한미FTA를 개정하거나 폐기하기도 전에 “GM이 벌써 디트로이트로 돌아오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이런 소식들은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GM이 군산공장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지, 이런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치인으로서 미국 유권자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포를 놓거나 표심을 얻기 위한 말을 자주하지만 이런 발언에 묻혀 일관된 흐름을 가진 발언들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발언들은 이미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로 실제상황이 됐고, 한미FTA 개정도 곧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미FTA 개정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안보 협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우려는 고려되지 않았다. 급기야 ‘무역에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그에 맞춰 우리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한미FTA 개정은 1, 2차 협상을 통해 탐색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선 단계로 전해졌다. 3차 협상은 내달 초 미국에서 열리며,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쁜 협상 결과보다는 아예 협상을 타결하지 않는 게 낫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 측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한미FTA 개정이 이익의 균형 원칙 아래 호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서 물러서면 안 될 것이다. 미국이 우리 업체의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을 대상으로 발동한 세이프가드에 대해 내달 중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겠다는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해 우리 측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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