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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공벌레

이제니   |   등록일 2018.02.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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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알았다. 기절하지 않으려고 눈동자를 깜빡였다. 한 번으로 부족해 두 번 깜빡였다. 너는 긴 인생을 틀린 맞춤법으로 살았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 삶이 시계라면 나는 바늘을 부러뜨릴 테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하염없이 얼음을 지칠 테다. 지칠 때까지 지치고 밥을 먹을 테다. 한 그릇이 부족하면 두 그릇을 먹는다. 해가 떠오른다. 꽃이 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주기도문을 외우는 음독의 시간. 지금이 몇 시일까. 왕만두 찐빵이 먹고 싶다. 나발을 불며 지나가는 밤의 공벌레야. 여전히 너도 그늘이구나. 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 죽었던 나무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 알았다. 틀린 맞춤법을 호주머니에서 꺼냈다. 부끄러움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감상) 우리에게는 은밀한 시간이 필요해요 시계바늘이 가리킬 수 없는 시간. 아무도 거기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는 시간. 커튼을 들추듯 바늘을 걷어 올려야만 보이는 시간. 우리는 그런 시간을 원해요. 아무 것 할 수 없어도 그냥 막연히 그런 시간에 갇혀 한 일주일쯤 살았으면 싶은….(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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