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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와 가장 가까운 도시에 깃든 인간의 행복·삶의 예술

포항 지진 안전도시 조성에 문화를 입히자- (6) 월리엄 모리스의 무대 ‘코츠월즈’

곽성일 기자   |   등록일 2018.03.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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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타워 전경
‘삶을 예술처럼’,‘세상을 예술처럼’ 이는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유토피아이다.

유토피아 사회의 기초는 ‘자유로운 노동’과 ‘예술적인 삶’이다.

“현대 사회의 본질적 특징은 예술과 생활의 즐거움을 뺏는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없어지면 인간의 타고난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과 그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더 이상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예술은 자유롭게 될 것 이다.”

지금으로부터 184여년전인 1834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월리엄 모리스가 꿈꾸고 평생 동안 실천해 왔던 삶의 철학이다.

디자이너, 공예가, 시인, 판타지 작가, 책 제작의 장인, 고건축물 보호운동가. 이 모든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는 당대에는 시인으로 명성을 얻었고, 지금은 ‘현대 디자인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류는 모리스 삶의 방식과 철학을 2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더욱더 갈망하고 있다.

그 흔적을 찾아 영국 코츠월즈로 갔다. 모리스가 평생 동안 산업혁명이 앗아가는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곳이다.

세계적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며 작품 배경에도 등장하는 코츠월즈는 자연이 인간에게 영감을 주는 듯했다.

마치 꿈을 꾸듯 펼쳐지는 낮은 구릉과 목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 떼들의 모습은 동화의 한 장면이었다.

아름다운 풍광이 모리스가 예술혼과 유토피아를 꿈꾸게 했을 거라는 상상을 했다.

여행은 ‘빛’(光)과 ‘색’(色)의 만남이다. 여행 중 마주치는 대상은 모두 빛과 색으로 존재한다. 이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 ‘아름답다’, ‘감동적이다’는 등의 의식이 생긴다.

코츠월즈의 ‘빛’과 ‘색’의 자연은 여행자에게 유토피아에 온 듯한 환상과 함께 행복한 삶에 대한 꿈을 꾸게 한다.

▲ 모리스 디자인 문양
▲ 모리스 디자인 문양
△‘예술’과 ‘행복’의 아이콘 윌리엄 모리스

인류의 역사는 중세와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의 굴곡진 삶을 살아왔다. 인간을 구원하는 종교가 거대한 권력으로 변해 오히려 인간을 구속하는 사슬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인간은 종교의 속박에 신음하고 종교개혁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근대 들어서는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대량 생산’을 위한 ‘기계화’로 산업자본주의가 태동했다. 인간은 ‘주인공’에서 종속적인 개념인 ‘도구’로 급속히 전락했다.

인간들은 대량생산에 복무하는 하나의 도구로 살아가면서 일상적인 행복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중세 수공예 시절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노동을 예술처럼 즐기며 사는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노동의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행복을 꿈꿨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대한 산업혁명의 물결에는 작은 외침에 불과했지만 모리스는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겼다.

아기자기하게 창가를 꾸민 화분과 벽면을 타고 오른 덩굴식물의 모습.
모리스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삶을 예술처럼 살아가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헌신했다.

그는 자유로운 노동에 기초한 예술을 통해 우리의 삶과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인 삶을 이상으로 추구했다.

삶의 환경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것, 예컨대 사랑과 교육, 노동 같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공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모든 삶과 세상을 예술처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인간사회를 국가나 조직의 강제가 아닌 공동체 단위의 자유로운 자치로 자연스럽게 꾸려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삶의 간소화와 아름다움과 품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자본주의에 반대한 것은 자본주의적 삶의 천박함 때문이었다.

보턴 온더 워터 마을 풍경
△모리스의 흔적, 코츠월즈 풍경을 걷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 동화의 한 장면에서 튀어나온 듯한 시골집과 700년 이상의 시간을 견딘 고성이 곳곳에 자리해 가장 영국적 전원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코츠월즈.

우리를 의미하는 코츠(cots)와 경사진 언덕을 뜻하는 월즈(wolds)의 합성어인 코츠월즈는 바스와 옥스퍼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사이의 전원 마을을 포함한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오만과 편견’, ‘해리포터’ 시리즈 등 영국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의 무대가 됐으며 영국인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꼽는 곳이기도 하다.

윌리엄 모리스는 코츠월즈를 미술공예 운동의 본거지로 삼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아름다운 건축물이 다시 조명을 받으며 코츠월즈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고, 지금은 영국의 평화로운 전원을 상징하는 곳으로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보턴 온더 워터 마을 풍경
보턴 온더 워터 마을 풍경
코츠월즈의 아름다운 마을, 보턴 온더 워터.‘Bourton On The Water’는 시간이 멈춘 듯했다

마을에 처음 들어섰을 때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만큼 아름다웠다. 모리스가 말한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곳, 수많은 영국인들이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는 코츠월즈.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집들과 정원이 가득했다.

브로드웨이는 고요한 구세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림처럼 완벽한 마을이다.

드넓은 초원 위에 홀로 우뚝 서 있는 브로드웨이 타워는 마치 지구를 떠나 다른 별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브로드웨이 타워 전망대 풍경
브로드웨이 바람의 언덕 위에 서 있는 18세기 후반의 장식용 건물인 장엄한 브로드웨이 타워 건물의 높이는 약 20m이다. 모리스의 전시관인 타워 내부에는 전시관, 카페,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코츠월즈의 아름다운 자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모리스 디자인과 작품 등 모리스에 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멀리 템즈강 하류의 강물이 구불구불 느리게 흘러가는 넓은 들판 사이에 있는 모리스가 평생 동안 사랑한
모리스의 별장 캠스콧 장원
모리스의 별장 캠스콧 장원 안내도
켐스콧 장원(Kelmscott manor)은 ‘꿈의 천국’이었다.

19세기 영국 공예운동을 주도한 수공예 책의 최고 명장 모리스는 책이야말로 인생의 마지막 예술적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생애 말년에 헌신을 다했던 출판사에 그는 켐스콧(Kelmscott)이라는 이름을 바쳤다. 켐스콧은 본래 작은 시골 마을의 이름이다. ‘이상적인 책’에의 소망이 켐스콧 출판사(Kelmscott Press)에서 이뤄졌다면, ‘이상적인 집’에의 꿈은 켐스콧 마을에서 실현됐다. 그는 이곳의 오래된 시골집을 ‘진정한 집’의 원형으로 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하며, ‘지상의 천국(heaven on earth)’이라 불렀다. 꿈속 같은 모리스의 천국. 영국의 전원 켐스콧은 진정한 유토피아 같았다.

그는 아름다움을 독차지하기보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어 했다. 사람들이 자본주의적 물질의 풍요 속에서보다는 아름다운 곳에서 잘 살기를 바랬다. 모리스가 평생 바라던 그러한 ‘지상의 천국’은 이곳 켐스콧 장원에 꿈처럼 펼쳐져 있다.

그는 갔지만, 그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유토피아 철학은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다.

곽성일 기자

    • 곽성일 기자
  • 사회1,2부를 총괄하는 행정사회부 데스크 입니다. 포항시청과 포스텍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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