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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의 시간

박은영   |   등록일 2018.03.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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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한 마을에선
암벽에 철심을 박아 관을 올려놓는 장례법이 있다

고인은
두 다리를 뻗고 허공의 난간에 몸을 맡긴다

이까짓 두려움쯤이야

살아 잇을 당시 이미 겪어 낸 일이므로
무서워 떠는 모습을 찾아낼 수 없다

암벽을 오르던 바람이 관 뚜껑을 발로 차거나
철심을 휘어도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그저 웃는다

평온한 경직,
아버지는 정년퇴직 후 발코니에서 화초를 키웠다

생은 난간에 기대어 서는 일
허공과 공허 사이

무수한 추락 앞에 내성이 생기는 일이라고
당신은 통유리 너머에서 그저 웃는다

암벽 같은 등으로 봄이 아슬아슬 이울고 있을 때
붉은 시클라멘이 피었다

막다른 향기가
서녘의 난간을 오래 붙잡고 서 있었다

(후략)





감상) 콜라비를 사러 갔다. 그 이름이 예뻐서 콜라바콜라비 흥얼거리며 갔다. 한 마트에 가니 없어서 포기하려다 다시 다른 마트로 갔다. 별로 싱싱하지 않았지만 한 봉지 가득 콜라비를 담았다. 옆에 있던 사람이 저걸 뭐하려고 저렇게나 살까, 궁금해 했다. 나는 콜라비라는 이름이 내 혀끝에서 사라질 때까지 콜라비를 오물오물 먹을 작정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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