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었다" 볼멘소리…기초단체장까지 흔들려

지난 2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 5차 회의에서 바른미래당 PI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바른미래당이 아직 대구시장 후보 윤곽조차 나오지 않는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기초단체장 후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등 대구에서 자유한국당과 자웅을 겨루겠다는 구상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18일 중앙당사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면접에 들어갔다. 면접 대상자는 14명이며 유승민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

그동안 유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신한 인물을 발굴, 대구에서 한국당과 승부를 벌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본인조차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음을 털어놨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유 대표의 공언으로 오히려 후보군이 줄어드는 등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인 점이다. 유 대표의 선택만 기다릴 뿐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구시당 내부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 대표의 공언으로 내부 인사들을 사실상 배제,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대구시당 내에서는 류성걸 위원장, 3선 제한에 걸린 윤순영 중구청장 등이 시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확실한 입장을 표명한 후보는 없다.

결국 당내 인사의 발이 묶인 가운데 유 대표의 영입조차 늦어지자 대구시장 선거가 사실상 끝났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시장 후보가 거론조차 되지 않자 기초자치단체장까지 그 영향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 중 그나마 바른미래당 간판을 달고 후보로 나선 지역은 현역인 강대식 청장이 있는 동구와 중구·수성구 3곳에 불과하다. 이 중 수성구는 유 대표가 대구시장과 함께 새로운 인물 영입을 공언해 이마저도 아직 안갯속이다.

이처럼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당 지지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대구시당은 국민의당과 통합한 것이 오히려 혼란만 가중했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표면적으로 양당 인사들이 격돌하는 양상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초의원 후보 등에 나눠 먹기 식으로 진행되면서 지역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불이익을 받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힘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한 점이 많다”며 “그나마 공심위도 꾸려지고 25일 기초단체장 발표도 있으니까 그 이후에는 본격 선거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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