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플라즈마

정우신   |   등록일 2018.05.23 17:46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텔레그램텔레그램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고물상 의자에 앉아 폐전구를 씹는 소년, 눈길이 닿는 곳마다 어둠이 밀려난다

빛과 어둠이 서로를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고철 사이에서 눈을 뜨고 있는 희망을 이해할 수 없다

손가락이 모자라면 팔로 팔이 모자라면 어깨로 소년은 짐을 나른다

그림자가 그늘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나뭇잎이 온몸을 떨고 있지만
보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젖은 장갑을 낀 채 절단기 속으로 몸이 반쯤 잠긴 소년, 말없이 밥을 먹던 가족을 떠올렸다

하나로 뭉칠 수 없는 것
빈 의자에 앉아 골목을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무게가 나를 응시하는 것 같다

손가락이 담긴 장갑이 하수구를 지나는 밤

어느 골목으로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어떤 향기를 피워 올릴지 모르지만
소년은 끝나지 않는 현실처럼


나의 체온이 된다




감상) 이사를 하고 나면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지 않으면, 듣지 않으면,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상처는 보이지 않아도 거기 있는 것이었다. 떠내려간 머리카락은 썩지 않을 것이고 묻힌 손가락은 거기에서도 손톱을 키울 것이다. 나는 나를 따라 다닌다.(시인 최라라)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