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품회화전 첫날부터 구름 인파
대구미술관, 9월 16일까지 3개월 간 조선시대 최고 거장들 진품회화 전시

김득신 ‘야묘도추’
“책에서 봤던 미인도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해요”

간송특별전 조선회화 명품전이 열렸던 첫날 16일 오후 대구미술관 1층 전시실을 찾은 회사원 박민규(28)씨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한참이나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시실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크고 작은 탄성이 이어졌다.

민족 문화유산의 성지라 불리는 간송미술관(서울 소재)의 국보급 보물들이 대구 시민들 곁으로 찾아왔다. 대구시와 간송미술문화재단은 대구미술관에서 간송미술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뜻깊은 기념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신윤복, 김홍도, 정선, 사임당 등 조선 시대 최고 거장들의 진품회화, 명품 중의 명품들로 구성해 한국미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회 첫날인 16일 간송 특별전의 인기는 대단했다. 관람객은 정확한 통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략 3천여 명 내외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튿날인 17일에도 전시회를 구경하기 위한 인파는 이어지면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 김홍도 '마상청앵'

이번 대구 전시회는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과 보화각 설립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문화사적 가치와 대중성 높은 조선회화 100여 점이 대거 출품되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이자 지방 첫 전시회이다. 이달 16일부터 9월 16일까지 3개월간 선을 보인다. 지난 2016년 유치한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간송의 문화유산들이 대구시민에게 처음 인사 하는 특별한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간송 미술관은 전형필(全鎣弼)선생의 호인 간송에서 따온 것이다. 이 미술관은 수집한 고미술품을 정리·연구·전시해 일제에 의해 왜곡된 우리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문화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38년 전형필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박물관이기도 하다.

간송 전형필(全鎣弼, 1906~1962년)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왜곡되고 단절될 위기속에서 민족 문화재의 보호가 뒷날 문화 광복의 기초를 이룰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문화재의 수집과 보존에 평생을 바쳤다. ‘문화보국(文化報國)’ 즉 ‘문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일종의 문화적 독립운동이었다. 수집한 문화재들을 후손들에게 바르게 물려주고 체계적으로 관리, 연구하기 위하여 1938년 우리나라 최초 사립박물관 보화각(寶華閣)을 설립하였다. 훗날 간송미술관으로 개칭됐으며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1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신윤복, 정선, 김홍도, 심사정 등 조선 중기 회화 황금기의 대작들을 비롯하여 안견, 신사임당, 이징, 김정희, 흥선대원군, 장승업 등 각 시기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국보급 회화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장 구성은 3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1섹션에서는 간송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교감하는 장으로 문화재수집 일화의 소개, 다큐영상, 유물 등을 전시했다.

2섹션에서는 조선회화를 세 시기로 나누어 각 시대별 최고 거장들을 중심으로 전시장이 구성됐다.

3섹션에서는 간송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다양한 형태의 현대적 미디어 아트와 간송미술관과 작품 VR투어존, 아트샵, 체험 존으로 구성하여 자칫 어려워 보일 수 있는 고미술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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