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 전시 ‘그 사람들’ 개최

장두건, 작 봄을 속삭이는 젊은 여인들, 162.2x130cm, 캔버스에 유채, 1993.
포항시립미술관은 장두건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삶은 아름다워라!(La Vie en Rose)’와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 전시 ‘그 사람들(The People)’을 개최한다.

전시는 지난 12일부터 9월 9일까지 열리며, 개막행사는 오는 21일 오후 5시 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

‘삶은 아름다워라!’는 지역 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초헌 장두건(草軒 張斗建, 1918~2015)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삶은 아름다워라!’는 초헌 장두건 화백이 구순(九旬)을 기념해 발간한 동명 전기(傳記)의 제목을 차용했다. 그의 예술관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이 제목은 일평생 화업에 매진해 독자적인 화풍을 일군 장두건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전시되는 작품은 회화, 드로잉을 비롯한 작가 대표작품 90여 점과 작가의 아카이브 50여 점이며, 제1·2전시실에는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초헌 장두건 상설관에는 드로잉 작품을, 3전시실에는 아카이브를 제시한다.

특히 아카이브 섹션에는 작가로부터 기증받은 자료에서 발견한 미공개 드로잉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대표작품 90여 점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과 국공립 미술관 대여 소장품, 그리고 유족이나 일반인들이 소장해온 작품들로,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나아가 숨겨진 포항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작품으로는 ‘학들의 낙원’, ‘내려다 본 식탁’, ‘투계’ 등이 있다.

‘장두건미술상’은 포항 미술문화의 초석을 이루고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 업적을 기리고 지역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전 장르에 걸쳐 매년 공모를 통해 우수한 포항 지역작가를 배출해온 장두건미술상은 2016년부터 대구·경북으로 응모범위를 확대해 미술상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미술상 수상작가를 선정한 그 이듬해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개인전을 지원한다.

지난해 2017년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정지현(1979년생)은 종이와 목탄이라는 단순한 재료를 사용해 사회적, 정치적 현실로서 존재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정지현은 현대회화의 주제에서 벗어나 있는 대상, 즉 농촌 풍경과 그 풍경의 진실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목탄으로 섬세하게 피워낸 각 장면에는 일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나무에서 과일을 따거나, 들녘에서 곡식을 수확하고,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정리하거나, 연막 소독기로 길과 야산을 방역하고, 토지를 측량한다. 각각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이들의 ‘일(work)-상(image)’이 구현하는 일상은 모두의 일상이 아니다. 한낮의 볕이 내리쬐고 스산한 바람이 감도는 그곳에는 적막이 흐른다. 조형과 서사적 구조로 정서적 완결성을 획득한 풍경은 누군가의 삶을 묘사하고, 그 삶은 신화처럼 다가온다. 탄생과 생존을 위해 치열했던 신들의 갈등이 저 멀리 아득한 기억처럼 존재하듯 그곳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화폭 위에 신화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장두건, 장미, 162.2x130cm, 캔버스에 유채, 1992년
장두건, 학들의 낙원, 캔버스 위에 유화, 259.1x193.9cm, 2002년
정지현 일(work)-상(image) 2018 장지에 목탄 165x130cm.
정지현 일(work) 상(image) 2018 장지에 목탄 195x276cm 2018.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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