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학선 미국 유해 섞여 발굴···7월 송환행사 통해 귀향길

고 윤경혁 일병 생전 모습. 국방부 제공.
6·25 참전 용사인 고 윤경혁 일병이 6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대구 달성군 사사읍 문산리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윤 일병은 1944년 결혼 이후 2남 1녀의 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이어 1950년 8월, 28세의 나이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한 윤 일병은 미1기병사단(카투사)에 배치돼 6·25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아군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총 반격작전을 펼치던 중이었다. 반격에 나섰던 첫날, 38선을 넘어 북한지역 8∼15㎞까지 진출했으나 11월 25일부터 중공군의 강력한 압박에 다시 38선으로 철수했다. 윤 일병은 퇴각하던 과정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일병의 유해는 반세기가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북·미 공동발굴 중 미군 유해에 섞여 발견됐다.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DPAA(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로 송환돼 신원확인을 위한 정밀감식과정을 거쳤고 한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로 판명됐다. 이후 한·미 양국 업무 협약에 따라 한국군 추정 유해의 DNA 시료를 올해 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에 인계됐고 윤 일병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신원확인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윤 일병의 아들 윤팔현(68) 씨가 지난 2011년 6월 대구 달성군보건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뒀기 때문이다. 윤 씨는 “시료 채취 후 발굴된 유해 중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어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지난 5월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유해가 하와이에 있다는 소식을 알 게 됐다”며 “부자 관계 확인을 위한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가장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었다”고 유해 발견을 전해 들었던 당시 소감을 밝혔다.

윤 일병 유해는 오는 7월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송환행사를 통해 약 1만5000㎞의 귀향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국유단은 유해 송환에 앞서 19일 오전 아들 윤 씨의 자택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진다.

국유단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 중요성도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계신 전사자들이 아직도 많은데 헌신한 영웅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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