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5명 압축 앞두고 여·야, "즉각 중단" vs "내부 선출"···적폐·외압 되풀이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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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포스코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이 가동중인 가운데 또다시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파행가능성을 예고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CEO승계카운슬은 지난 4월 권오준 회장이 조기사퇴를 발표한 뒤 곧바로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 지난 14일 제 8차 회의에서 외부인사 6명과 내부인사 5명으로 후보를 좁혔다.

특히 CEO승계카운슬은 20일 최 9차 회의를 열어 최종면접 후보 5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국회의원과 민주평화당 정인화 국회의원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포스코 CEO승계 카운슬 잠정 중단’‘차기회장 포스코 내부인사에서 선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권 의원과 정의원은 이날 발언은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향후 포스포 회장 선출을 두고 정치적 대결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 의원은 이날 “지금까지 포스코 CEO승계카운슬 과정을 지켜본 결과 후보가 어떻게 추천됐는지, 선정기준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등 객관성이나 공정함을 찾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특히 부실 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차기 CEO를 선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승계카운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원칙도, 절차도, 투명성도 실종된 이 상황을 더 이상 수수방관 할 수 없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더 이상 포스코의 미래는 없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회장 선임을 위한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의 잠정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은 “포스코 사회이사들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이 공정한 회장 선임절차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특히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그동안 경영진의 비상식적 행보를 견제하지 못한 채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다”고 비판하며 승계카운슬 해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정인화 의원은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여권 실세 개입 의혹이 일고 있다”며 “포스코 차기 회장은 낙하산이 아닌 조직에서 능력으로 인정받는 포스코 출신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포스코는 김만제 제 4대 회장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상부·정준양·권오준 회장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퇴진하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현재 포스코 회장 선임절차 과정에서도 현 정부 실세와 연관있는 몇몇 외부인사가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포스코 차기회장 선출과정에서 정치권력 입김 배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포스코가) 국민 기업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차기 회장 선임을 온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며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포스코 출신의 역량 있는 분이 차기 회장이 될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날 오전부터 정치권이 포스코 회장 선출절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자 당초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승계카운슬 9차 회의가 열리지 못한 채 계속 진행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카운슬은 이날 사외 추천 후보 6명과 사내 추천후보 5명 등 11명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 5명을 뽑은 뒤 6월말 이전에 차기회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었다.

한편 이날 정치권의 발언들이 알려지자 포항지역 인사들은 ‘포스코 회장 인사에 또다시 정치권의 입김이 부는 게 아닐까’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포항남울릉)·김정재(포항북)국회의원은 이날 권칠승 의원의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 중단과 후보 대상자 공개 요구’에 대해 “여권의 포스코 차기 회장 인선 개입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기업의 인사는 기업 스스로에게 맡겨야 하며, 포스코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치권의 인사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역의 한 애향단체 인사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철강 과잉생산 및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으로 3중고를 겪고 있는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에 더 이상 정치권의 입김이 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역 상생과 포스코의 미래 50년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선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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