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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으로 배운다] 4. 로마에 산재한 문화재·지진피해 대책

영원한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고대 로마제국 유산의 위기

배준수 기자   |   등록일 2018.06.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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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1. 9·12 경주지진 그 후
2. 11·15 포항지진 그 후
3. 이탈리아 아마트리체 지진현장을 가다
4. 로마에 산재한 문화재, 그리고 지진피해 복구·예방대책
5. 이탈리아 문화재 담당자 인터뷰
6.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문화재 지진피해 복구·예방대책

△ 아치, 볼트, 돔, 시멘트…로마 문화재의 힘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5월 중순 찾은 콜로세움.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이 이 웅장한 원형경기장의 속살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서 있었다. 세계문화유산 콜로세움은 로마제국의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때인 서기 70년 건설을 시작해 그의 아들인 티투스 황제 집권 시절인 80년 완공했고, 608년 로마제국이 몰락하기까지 당시 스포츠 경기인 검투 시합장으로 활용했다. 직경이 긴 쪽이 188m, 짧은 쪽이 156m, 둘레가 약 527m인 타원형의 모습이다. 중세로마시대 때는 교회로 쓰이기도 했고, 유력 가문의 요새가 되기도 했다. 이후 지진 피해를 입은 콜로세움은 성당이나 귀족의 저택을 짓기 위한 석재 채석장으로 전락하기도 했고, 콜로세움의 건축자재들은 약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는 대기오염 때문에 부식되거나 얼룩이 생기는 등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3년부터 콜로세움의 바닥 복원공사 등을 진행해 맹수나 검투사를 지하 7.3m 아래 공간으로부터 중앙 무대로 끌어올리는 28개 승강기를 말끔하게 되살렸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과 같이 검투사의 싸움을 재현하거나 콘서트나 연극공연도 열어 고대 로마 때처럼 오락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고대 로마의 대표적인 상징인 콜로세움이 테마파크와 같은 유흥문화의 단편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이렇듯 언제나 전 세계 이목을 끄는 콜로세움이 1349년과 1703년 큰 지진 피해를 보고도 건재한 원동력은 뭘까.

로마 건축의 기본적 구성요소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돌이나 벽돌 등을 활이나 반달처럼 곡선 모양으로 쌓아 올린 건축 기술을 아치라고 하는데, 이 아치를 늘어뜨려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하면 볼트가 된다. 콜로세움은 볼트를 이용해 관중석 밑부분을 처리해 토압을 견디고 공간도 확보했다.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효율성 높은 건축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콜로세움.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콜로세움은 어느 지역에서나 흙을 재료 삼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건축 재료인 벽돌을 사용했다. 여기에다 로마 콘크리트를 보탰다. 화산재와 석회를 반죽해 모르타르를 만들고 여기에 자갈이나 돌을 섞어 건축물을 만들었는데, 벽돌과 벽돌 사이에 이 로마 콘크리트를 넣어 보다 강한 건축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나폴리만의 화산지대에서 나온 재인 ‘포졸란’을 석회석과 배합하면서 다른 콘크리트에 비해 월등한 접착성능을 만들어낸 것이다. 2000년을 견디는 로마 콘크리트의 내구성이 현재 로마 건축물의 원동력이 된다. 콜로세움에서 포로로마노로 향할 때 맨 먼저 보이는 유적인 티투스 황제 개선문도 그랬고, 1394년 대지진에도 남아 있는 고대 로마 시대 모든 활동의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에 산재한 신전 등의 건축물 또한 오늘날 콘크리트의 수명 50~100년을 훌쩍 뛰어넘는 로마 콘크리트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판테온.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모든 신을 위한 신전’으로 불리는 판테온 또한 직경 43.3m에 달하는 돔(dome)을 사용한 특징이 있다. 콜로세움에 활용한 아치를 360°로 돌려서 벽과 일체화된 지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돔은 4535t의 하중을 견딘다고 한다. 모든 고대 로마 건축물 가운데, 전 세계를 통틀어 당대 건물 가운데 가장 보존 상태가 좋다. 전면에 8개 돌기둥, 후면 좌우에 2개씩 2줄의 돌기둥 등 총 16개의 코린트양식(Corinthian order) 돌기둥이 건물의 현관을 떠받치는 구조다. 이탈리아 문화부 관계자는 “판테온은 직사각형 구조물과 원형건물이 합쳐진 건축물로 예술적으로, 수학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은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더 높아지는 특성을 가진 로마 콘코리트를 비롯해 아치와 돔 등의 건축 기술이 지진에도 건재하는 로마 문화유적의 원동력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석조문화재와 특성을 비교해보고, 구조물의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내진성능을 보강할 수 있는지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로 로마노.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 지진, 로마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

콜로세움, 개선문, 포로로마노, 판테온, 트레비분수, 베네치아광장…. 로마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역사박물관이다. 막강한 힘과 유구한 역사를 품은 로마제국에서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켜켜이 쌓아놓은 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우리는 로마를 ‘문화재의 보고’라고 부른다. 로마에 산재한 문화재들은 지진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있을까. 로마 현지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진의 위협보다는 문화유산을 찾는 이들 중에서 테러범을 골라내는 일에 더 관심이 컸다. 대기오염과 이끼 등에 의한 문화재 훼손을 어떻게 복구하느냐가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됐다. 2016년 8월과 10월, 그리고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중부 산악도시에서 강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진동을 느꼈을 로마시민인데도 그렇다. 실제로 콜로세움은 2016년 10월 30일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강진 때 외벽에 금이 더 커졌고, 원형경기장 상층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1349년과 1703년 강진 때도 2차례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콜로세움 앞에서 만난 대학생 카테리나 필라우리(19) 양은 “로마에서의 큰 지진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지진 때문에 소중한 문화유산이 파괴된다는 가정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그저 인물 스냅사진을 더 아름답게 해주는 배경이자 로마시민의 자랑거리로서 유적들을 대할 뿐”이라고 했다.

회사원 스테파노 로씨(30)씨는 “이대로 놔뒀다가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한 번에 잃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진이라는 재앙에서 보호할 다양한 방법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티나 콜레띠니 이탈리아 문화부 라치오주 위기대응 담당 건축가는 “결코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관련 법을 통해 문화재나 역사적 건축물이 지진 위험에 대비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것에 맞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개 달하는 이탈리아 주 내에 지진에 대비하는 담당자가 있고, 시뮬레이션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준수 기자

    • 배준수 기자
  • 법조, 경찰, 대학,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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