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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박국 끓이는 봄 저녁

김명리   |   등록일 2018.07.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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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도 분명

맛의 꽃봉오리, 미뢰(味?)가 있다

건멸치 서너 마리로 어림 밑간 잡아

신김치 쑹덩쑹덩 썰어 넣고 김칫국물 넉넉히 붓고

식은밥 한 덩이로 뭉근히 끓여내는

어머니 생시 좋아하시던 김치박국

신산하지만 서럽지 않지

이 골목 저 골목 퍼져나가던 가난의 맛,

기억의 피댓줄 비릿하게 단단히 휘감아들이는 맛

반공(半空)의 어머니 한 술 드셔 보시라

뜰채로 건져 올리는 삼월 봄 하늘

봄 나뭇가지 연둣빛 우듬지마다

천둥처럼 퍼부어지는 붉은 꽃물 한 삽




(감상) 국물이 새빨갛고 걸쭉한 김치박국은 경상도에선 ‘갱시기죽’, 혹은 ‘갱죽’이라고 불렀답니다. 어머니는 살아생전 가족을 위해 손수 만드신 음식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지요.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기억의 벨트를 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난한 시절 먹었던 그 음식, 먹을 때마다 어머니를 잊을 수 없어요. 저는 여름날 저녁에 자주 어머니께서 해주신 호박죽(범벅)의 그 맛, 터지면 붉은 꽃물에 물들여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아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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