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조, 열악한 급여 수준 공개
사직이유 30% '낮은 임금',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

대구가톨릭대학의료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병원 스텔라관 앞에서 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동조합이 열악한 임금 수준을 공개하고 나섰다.

대가대의료원 노조는 23일 직원 총 9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금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근로자는 입사 4년 차 이하 직원 34%, 5년 이상 10년 미만으로 근속한 직원이 27%,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39% 비율을 차지했다.

근로자들은 사직 사유로 ‘낮은 임금’을 30.2%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특히 지역 내 다른 대학병원들과 비교한 지난해 1월 간호사 임금 차이가 최대 100여 만 원에 이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A병원의 경우 지난 2011년 입사한 5급 11호봉이 226만4500원, 각각 지난 2010년 입사한 B병원 7급 12호봉은 175만6000원, 대가대의료원 간호사는 8급 9호봉 128만2700원이다.

노조는 낮은 임금의 영향으로 간호사들의 퇴사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167명의 간호사가 들어오지만, 해마다 퇴사자 수는 평균 125.3명으로 75%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온 간호사 161명 중에서도 지난 5월까지 72명이 병원을 떠났다.

결국 노조는 지난 5년 동안 대가대의료원의 임금상승률이 2%에 불과, 임금수준이 지역 최하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낮은 임금과 처우로 간호사의 퇴사가 이어지고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보다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들이 많아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가대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의사들에게는 임금 44.7%를 인상한 반면, 직원들의 임금인상안은 고작 4%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병원 직원 전체의 처우개선이 있을 때 병원의 전문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의료노동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원 노동자들은 지난 40년 동안 법정수당도 못 받으며 일해왔다”며 “노동위원회의 3차 조정회의에서 병원의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안전을 위해 제대로 된 임금인상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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