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출신 조원기 박사

포스텍 출신 조원기 박사
암이나 유전병 등 고치기 힘든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유전자 발현 과정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 관련 단백질들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오랜 숙제기도 하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출신 물리학자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광학현미경으로 세포 본연의 순수한 단백질들을 실시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MIT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인 조원기 박사는 MIT 대학 연구팀과 함께 쥐 배아 줄기세포에서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 gene engineering)을 이용해 형광 분자들을 메디에이터(Mediator) 단백질과 RNA 중합 효소Ⅱ 단백질에 삽입해, 첨단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기술법을 이용해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6일 자에 게재됐다.

여러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분화 세포를 줄기세포라고 부른다.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로 분화하기 위해선 특정 단백질이 발현돼야 하는데 이때 RNA중합효소Ⅱ 단백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RNA중합효소Ⅱ 단백질이 유전정보를 직접 읽고 RNA로 복사해주는 전사(傳寫)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인데 전사과정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해야 목표로 하는 세포로 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RNA중합효소Ⅱ단백질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메디에이터가 있다. 두 단백질의 관계는 컴퓨터와 컴퓨터를 조종하는 사람과의 관계로 비유할 수 있다. RNA중합효소Ⅱ단백질이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 CPU 역할이라면 이를 조종하는 사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바로 메디에이터 단백질 분자다.

이 두 단백질은 유전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 관찰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있는 그대로 관찰하지 못했다. 조 박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형광 분자를 삽입해 첨단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법으로 두 단백질을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은 기존에 유전자 가위 기술로 원하는 유전자를 넣어서 관찰하던 방식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순수한 유전자를 관찰했다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다.

관찰결과 세포 핵 내에서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유전자 주변에서 단백질이 뭉쳐서 군집을 형성하며, 이 단백질 군집들이 효율적인 유전자 발현을 위해서 세포 핵 내 주변 환경과 분리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단백질 군집이 뭉쳐져 있다가 활발히 발현되는 유전자와 상호작용 하는 것도 직접 확인해 흥미를 더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원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를 유전자 가위기술을 활용해, RNA 중합 효소 단백질과 메디에이터 단백질을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으로 실시간 관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한 이해가 축적되면 유전병에 대한 질병 치료나 유전자 발현 조절에 필요한 약물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