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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사태와 징벌적 손해배상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   등록일 2018.08.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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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BMW하면 좀 더 안전한 고급승용차인 걸로만 알던 시민들도 이제는 BMW를 상당히 위험한 자동차로 느낀다. 차주들과 시민들의 안전에는 귀를 닫고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요 며칠 사이에 정부와 국회, 정치권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고 야단이다.

나는 정부와 국회, 정치권이 부산스럽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성이 결여된 행동이지 않나 생각한다. 너무 냉소적으로 생각하지 말라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지금까지 급발진 사고 가능성을 제기할 때, 화재 사고가 났을 때, 배기가스가 유출되었을 때 피해자들에게 정부나 정치권은 늘 무관심했다. 자동차 회사가 스스로 자동차 문제가 아니라면서 그럴듯하게 한마디 하면 별문제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기 일쑤였다.

지난 세월 긴긴 시간 동안 시민사회와 뜻있는 시민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소리높이 외쳐도 이게 문제고 저게 문제고 하면서 법 제정을 하지 않을 핑계를 찾아내는데 골몰하던 정치권과 정부다.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면 기업운영에 막대한 악영향을 준다는 논리가 단골 메뉴다.

그러던 정부와 정치권이 법률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하니 믿음이 안 간다. 사건 날 때마다 해왔던 것처럼 호들갑만 떨고 또 넘어가려는 행동 아닌가 싶은 거다.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반복해온 행동이던가. “이번에는 아니겠지?” 하다 또 “그러면 그렇지!”를 얼마나 많이 되뇌었던가.

그동안 계속 속았더라도 이번에 약속이 지켜지면 그만큼 발전된 거 아니냐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사안 하나만 생각하면 그렇다. 조금이라도 개선이 될 경우 왜 개선시키느냐고 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을 속이고 속이다가 어쩌다 하나 개선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민심을 팔아 민심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가만히 있으면 되는 일은 없다. 이번에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BMW 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들어가고 또 더 많은 사람이 소송전에 나섰기에 이만큼의 반응이라도 나오는 것이다. ‘BMW 주차금지’ 푯말을 내건 시민의 힘도 컸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이전에 반복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으면 한국사회에도 이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말이 들어간 법률이 있긴 있다. 하도급법, 대리점법, 제조물책임법 등이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롭고 손배액도 최대 3배에 불과한 데다 특정 분야에만 한정되는 법률이다. 어떤 사안이 터지면 분위기에 밀려 그때그때 법을 만들고 그것도 징벌하는 흉내만 내다보니까 땜질식 법률이 만들어졌다.

다른 나라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손해액의 수십 내지 수백 배로 높여야 한다. 불법행위를 은폐 또는 조작하거나 늑장 대응하는 경우 징벌 가액을 매출액의 몇%로 정하는 게 필요하다. 광범위한 면책을 허용하고 징벌적 배상의 범위를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는 제조물책임법을 일부 개정하고 일 끝냈다고 할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마라.

물품을 제조하는 행위는 물론 유통, 판매 영역 등도 징벌적 손배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의도적이고 악의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위에 의한 피해와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한 행위는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 입법을 해야 한다. 또 결함 입증 책임을 소비자가 아니라 회사가 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폭스바겐, BMW,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유통업체·판매업체처럼 잘못을 하고도 책임을 안 지는 사태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 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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