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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예총 ‘상하이 문화탐방’ (상)

'중국의 미래 축소판' 야누스적인 반전 매력을 뽐내다

서영칠 예술세계 편집주간·문학평론가   |   등록일 2018.08.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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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문화탐방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분절해 둔 시간에 잠든 거울 속 타자가 다가와 예술의 코기토를 꿈꾸게 한다. 영일만은 계절 따라 찾아온 답답하고 지루했던 장마를 걷어내고, 연일 불볕더위가 열대야로 기승을 부린다. 그동안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기다려온 포항예총의 해외문화탐방 디데이가 바로 오늘이다. ‘이천십팔 년 칠월 십육일. 포항종합운동장 호돌이탑, 아침 여섯 시 집결’이란 문자를 확인하면서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단톡방에서 자주 뵈었던 낯익은 포항의 예인(藝人)들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며 서둘러 김해공항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출국하는 복잡한 절차를 다 마친 후, 우리는 아시아나 0Z311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어제 상하이 체감 온도가 한국보다 더 높은 41도였다’고 한다. 습도 또한 한국의 장마 때 보다 높다는 정보에 걱정스러웠다. 승객들이 하나, 둘, 자리를 채웠지만, 필자의 창 측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늦게 온 승객을 위해 잠시 통로에 나와야 하는 불편함보다는, 혹여 몸집이 큰 외국인이라도 탑승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예민함이 앞섰다. 바로 그때, 배낭을 멘 이십 대로 보이는 학생이 창 측 빈자리로 다가와 앉았다. 잠시 부질없던 걱정을 털어내고는 곧 상념에 빠져들었다.


기내 창밖에 흐르는 구름 사이로 중국의 어제와 오늘에 대한 단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는 시원과 베이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로 가면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는 중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탐방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하이는 첫 방문이다. 160년 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상하이가 지금은 국제적인 화려한 명성과 역동성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에 상하이가 있기까지 지난한 발자취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난징조약의 치욕스러운 역사 속에서 출발한 상하이는 중국의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축소판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백여 년간 압축 성장한 상하이는 법규를 중시하는 효율성이 높은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반대로 관습을 따르고 농업 위주의 낮은 생산성을 갖고 있으며 폐쇄된 중국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그림자가 있다. 이처럼 야누스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 상하이는, 중국의 다른 대도시처럼 정책 입안자에 의해 능동적으로 성장했던 과정이 아니라,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강제 개항되면서 경제와 문화가 피동적으로 수용되어 발전된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양쯔강 하구의 모습이 시야에 나타났다. 우리가 탄 여객기가 마침내 상하이 푸동공항에 착륙한 것이다. 정해진 입국 절차를 마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현지 가이드가 손을 흔들며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았다. 우리는 잠시도 망설임 없이 준비된 전용 버스에 올랐다. 가이드는 여행 중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곧장 준비된 투어가 시작되었다. 서울 면적의 열 배가 넘는 상하이, 사방을 둘러봐도 산은 찾아볼 수 없었고, 송곳 같은 사천여 개의 고층 건물이 시가지를 메우고 있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상하이의 마천루, 상하이센터(632m)가 필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우리는 가이드가 안내한 식당에서 중식으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중화예술궁으로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전용 버스 차창에는 상하이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나타났다. 특이하게 베란다가 돌출되어 있었고, 그 난간에 대나무 꼬챙이를 묶어, 빨래를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가이드는 “상하이는 습도가 높은 곳이라 이렇게 일기가 좋은 날은 일 년에 몇 차례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는 사이 전용 버스는 중화예술궁에 도착했다.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웅장한 건물 앞에서 우리는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많은 계단을 오른 후 에스컬레이터로 미술관에 들어서니, 다양한 작품이 포항예총 탐방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작렬하는 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다음 장소인 동방명주로 이동을 했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동방명주. 하늘을 찌를 듯한 탑의 높이는 자그마치 460m라고 한다. 승강기를 타고 관람이 허용된 공간에 도착하니, 탑의 위용 못지않게 이미 수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제대로 된 사진 하나 찍을 수 없는 협소한 공간, 아찔한 강화 유리판 위에서 우리는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작품 사진을 찍었다. 발밑으로 보이는 황푸강의 전경과 상하이의 다양한 건축물이 제각기 예술성을 뽐내고 있었다. 필자도 기념사진을 찍은 후 관람하는 현지인들의 꾸밈없는 모습에 잠시 넋을 놓았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타니캉루였다.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으며, 유명 관광지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냥 아기자기한 중국인의 품성과 옛 그림자가 그대로 묻어나는 서울의 인사동 같은 친숙한 골목길이었다. 일행은 가이드가 정해준 장소에 모이기로 하고, 제각기 예인의 심미안으로 골목길을 삼삼오오 누비며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어쩌면 오늘의 중국인 실상을 잘 보여주었던 타이캉루를 뒤로하고, 우리는 상해 역사관으로 이동했다. 역사박물관에 도착하니 다양한 밀랍인형이 옛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또한, 근현대로 이어지는 자동차며, 상황극처럼 보이는 조형물에 불빛을 더하니 한층 고혹적인 신비감이 있어 보였다.

우뚝 솟은 동방명주가 보이는 상하이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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