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0일째 해결 실마리 못 찾아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노동조합이 13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앞에서 임금 협상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가대의료원 노조 제공.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노동조합 파업이 2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임금 인상률에 대한 노사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은 ‘한 자릿수’ 임금 인상률이 포함된 최종안을 제시한 반면 ‘두 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촉구하는 노조는 의료원과 교섭을 넘어 대구대교구를 향해 임금 인상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가대의료원 노조는 13일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앞에서 “의료원이 경영 악화를 핑계로 실질적 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의 경영 악화 주장에 대해 의료원 현금이 지난 2016년 말 186억 원에서 일 년 사이 221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의료원 자금계산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선목학원 법인에 235억 원을 전출했고 이는 앞서 2016년 전출한 금액보다 70억 원 오른 금액으로 경영 악화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적 임금 협상의 주체인 대구대교구가 임금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권을 위임받은 이경수 의료원장은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자극하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의료원의 실질적인 교섭대표자인 선목학원 법인 이사장 조환길 대주교가 파업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의료원은 제시한 최종 임금 인상안에서 더는 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원은 기본급 정률 5.5% 인상에서 추가로 특별성과금 120만 원을 기본급화 해달라는 노동조합의 의견을 수용, 기본급 정률 5.5% 인상에 정액 5만5000원을 더한 임금 인상안을 지난 8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간호사 7년 차(8급 9호봉)를 기준으로 기본급 월 인상액은 12만8700원이다.

총 인상률은 9.62%이며 월평균 인상액 23만587원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수익이 오른 것은 맞지만, 인건비 외에도 병원 기기도입이나 개축 등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고려하면 추가적인 임금 인상은 어려울 것 같다”며 “경영 악화를 이야기한 것은 오랫동안 파업이 이어지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사측의 최종 임금 인상안을 수용한다면 임금 인상과 함께 제시한 단체협약 9개 항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할 계획”이라고 덧붙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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