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의 DGB금융그룹이 혁신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한다. 김태오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인사문제에서 잡음이 이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내놓은 혁신 방안이어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인적 쇄신을 위해 DGB금융그룹 관계사 전 임원 사표 제출이라는 강수를 쓰면서 반발 기류가 형성되기도 하는 등 아직 안정된 조직을 갖추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3일 DGB금융그룹 운영방향의 제시와 내부안정, 외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내부 통제시스템 정비와 시스템 혁신 등을 중점 발굴해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아예 조직 혁신을 맡는 전담 기구를 신설했다니 역할이 기대된다.

신설된 ‘뉴스타트 센터(New Start Center, N.S.C)’는 우선, 소통을 통한 내부 조직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한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외부로까지 알려진 내부 조직의 이완 현상을 다잡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이 직접 임직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김 회장은 내부 방송을 통해 “DGB 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DGB의 유전인자를 믿는다”면서 “고객과 주주, 직원의 DGB에 대한 높은 충성도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전 계열사를 방문해 직접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경영혁신을 위한 임원 워크숍과 그룹 발전을 위한 심층토론 등을 통해 임직원과 함께 혁신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우외환의 홍역을 겪은 DGB가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DGB는 또 그룹 윤리가치 확립을 위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의 도입으로 더 이상 부패 리스크나 인사 잡음, 채용 비리 등과 같은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도 했다. 이 시스템은 외부 전문기관 자문받아 체계를 각춰인 올 하반기 중 국제표준으로 인증까지 받겠다 했다.

DGB금융그룹은 이 외에도 고객과 지역에 혁신적 모습을 보여줄 사회공헌활동을 수립하고, 계열사 임원의 외부 전문인력 영입으로 디지털 비즈니스와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방안도 수립키로 했다. 하나 하나 나열하기도 숨 가쁠 지경이다. 이번에 DGB가 발표한 혁신 시스템 대로만 작동이 된다면 모범적인 금융그룹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언들이 왕왕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에 머무는 것을 많이 보았다.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DGB가 구습을 깨고 얼마나 스스로 인증까지 받겠다는 국제적 기준에 맞게 시스템을 정비하고, 적용할 지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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