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길 따라 별빛 찾아 떠나는 여행
보현산 위에 걸린 하늘을 본다. 호수보다 더 푸르다. 하늘이 저토록 푸를 수가 있을까. 아니 파랄 수가 있을까. ‘파랗다’와 ‘푸르다’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파란 하늘, 푸른 산, 푸른 들’을 떠올려 보면 ‘파랗다’와‘푸르다’가 구별될 것 같기도 하다. 하늘을 보고 다시 산을 보면 파란 색깔과 푸른 색깔이 다름을 이해할 것도 같다. ‘파랗다’는 하늘에서 나온 말이고 ‘푸르다’는 풀색에서 나왔다고 했던가. 보현산 천문대 앞에는 숨겨놓은 천수누림길이 있다. 봄 가을에는 활짝 핀 야생화를 볼 수 있고, 겨울에는 눈꽃, 여름에는 시원한 한 줄기 바람과 함께 별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감지해 음악이 나오도록 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상쾌해지고 발걸음도 가볍다. 깔끔한 데크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시루봉에서 천문대로 내려오다 보면 방문객센터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쉽게 볼 수 있는 전체 사진부터 2020년 칠레에 건설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은 지름 25.4m의 최첨단 천문관측망원경으로 미국, 호주, 대한민국의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설명과 태양과 달, 목성에서 몸무게를 알 수 있는 저울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별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알아본 후 1.8m 망원경 돔이 있는 길로 올라가면 보현산 표지석이 보인다. 1.8m의 반사 망원경과 태양 플레어 망원경이 유명하다는데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고 특별한 날에만 공개한다고 한다. 이런 아쉬움에 보현산을 다시 찾아와 밤하늘을 보아야 푸른 하늘에 걸린 별을 딸 수 있지 않을까. 크고 뚜렷한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보현산 밤하늘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다시 방문객센터로 내려오면, 마을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는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만나는 데크길을 따라 천문대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천수누림길 걷기가 마무리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