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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 석조수로는 통일신라판 소화전"

박홍국 위덕대 교수 논문서 주장

황기환 기자   |   등록일 2018.08.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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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 전경(검은색으로 강조한 것이 동궁지 수로).박홍국 교수
“경주 동궁의 석조수로는 동궁 창건자가 고심 끝에 창안하고 정확한 계산과 설계에 따라 설치한 ‘통일신라판 소화전’이었다.”

최근 아름다운 경관조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주 동궁과 월지 내 석조수로가 통일신라판 대규모 첨단 소화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박홍국 위덕대학교 박물관장이 최근 학술지 ‘신라사학보’에 게재한 논문 ‘신라 동궁지 석조수로의 기능에 대한 고찰’을 통해 주장했다.

박홍국 관장은 “동궁지에 있는 총연장 107m에 이르는 화강암제 석조수로의 한 부분에서 최근 물막이판 고정흔적을 발견한 후 수로의 원래 기능에 대해 고찰한 결과, 월지 서편의 회랑내 중심건물과 호안의 건물에 불이 날 때를 대비한 당시 최첨단 방화시설이었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이 소화전이라고 밝힌 석조수로는 길이 1m가 넘는 거대한 화강암을 이용해 매우 정교하게 만든 것으로 너비가 29∼30㎝, 높이는 14∼15㎝다.

수로는 길이가 1.2∼2.4m인 다양한 돌을 요(凹) 자 모양으로 파낸 뒤 물의 누수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서로 이어 완성했다.

또 월지 서쪽 건물에서 시작해 아홉 번 직각으로 꺾이는데, 남쪽에서부터 첫 번째와 다섯 번째 굴절 구간에는 길이가 각각 165㎝, 90㎝인 수조형 수로도 연결돼 있다.

특히 수로 내 잔자갈이나 토사를 가라앉히는 침전조를 두 군데나 설치해 완벽에 가까운 유지관리를 도모한 당시 최고수준의 대규모 과학적인 방화시설이라고 박 관장은 설명했다,

그는 “석조수로 바닥과 벽면은 잘 가공해 매끈하기 때문에 물이 잠시 고이는 수조형 수로 청소만으로도 전체 수로를 잘 관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고정 홈은 수로를 조성하고 운용한 사람이 일부러 물을 보내거나 차단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라고 덧붙였다.

박 관장은 석조수로가 월지를 바로 옆에 두고서도 화재진압에 충분치 않다는 생각으로 설치한 방화수로로 보고, 동궁 특정 지점에서의 화재 발생 시 물 조달 시간을 실험한 자료도 공개했다.

그는 동궁 특정 지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물 10ℓ를 조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결과, 석조수로는 4초에 불과하지만 월지는 최소 25초라고 분석했다.

박 관장은 “목조건물의 화재 피해 양상은 콘크리트 건물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기둥 몇 개만 타버려도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천장에 불이 붙는 순간 거의 무너지는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 진화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관장은 이 석조수로가 그동안 막연히 추정해온 건물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를 배수하던 시설, 또는 식수공급이나 동궁의 ‘경관용’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관장은 “수로가 낙숫물을 받는 용도라면 수로 바깥쪽 석재도 패였어야 하나 그렇지 않다”면서 “수로가 지상에 노출돼 있고 규모나 깊이로 봤을 때 식수를 보관하거나 경관용으로 삼기에도 석연치 않다”고 설명했다.

박홍국 관장은 “잔디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고 관광객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이 석조수로가 7세기 말께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창의적인 소방전용이었다”며 “동궁지의 석조수로는 설치에 투입된 공력과 정성은 우리가 짐작초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궁전과 사찰에는 설치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동궁지 석조수로 배치 및 가상화재발생시 취수경로와 위치표시도.박홍국 교수
동궁지 석조수로 부분

황기환 기자

    • 황기환 기자
  •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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