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장애인’을 ‘장애우(障碍友)’라고 지칭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이는 ‘장애우’라는 표현이 장애인을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잘못 알고 있다. ‘장애우’는 ‘장애를 가진 친구’ 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친구’라는 의미지만, 연령대가 다양한 장애인을 ‘장애우’라는 호칭으로 아우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이미 장애인에 대한 동정을 전제로 하므로 이 용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용어 또한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맹인(또는 장님)은 ‘시각장애인’, 귀머거리는 ‘청각장애인’, 벙어리는 ‘언어장애인’, 정신지체(또는 정신박약)는 ‘지적장애인’, 지체부자유자(또는 불구자)는 ‘지체장애인’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사람(심지어 언론매체까지도)은 어떤 장애(자폐증, 지적장애, 뇌성마비 등)를 ‘앓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건 명백히 틀린 말이다. 장애는 ‘앓고 있는’게 아니라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장애인’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 장애가 없는 사람을 가리킬 때는 ‘비장애인(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그런데도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을 ‘정상인(또는 일반인)’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은 결과적으로 장애인이 비정상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의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거나 장애인에 대한 교육과 복지를 시혜의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장애인에 대한 바른 용어 사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