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리단길’의 시초, 경리단길



과거 육군중앙경리단이 있던 이태원동에서 남산 언저리까지 이어지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경리단 길’엔 독특한 개성의 식당과 카페들이 즐비해 있다.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들과 유독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소로 부상한 이 색다른 분위기의 거리엔 다양한 문화와 젊음의 활기가 공존한다.



그러나, 7~8년전 까지만 해도 경리단길 일대는 미군과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낙후된 변두리 연립주택가에 불과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제3세계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며 매일 밤 방범순찰차가 다녀야 하는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경사지여서 지리적으로 대규모 상업시설이 입지하기도 불리한 조건의 주택촌이 어떻게 데이트 명소이자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시작은 경리단길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장진우 식당’의 등장과 관련이 깊다. 젊은 사진작가가 본인의 서재를 독특한 방식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는 장소로 변신시켜 지인들에게 요리를 해주던 것에서 시작해 특색 있는 카페테리아로 성장했고 이것을 모방하게 된 카페들이 늘어나 하나의 거리가 조성되자 주위 상권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2012년 이태원 관광특구 내에 세계음식특화거리가 조성되는 계기가 되었고 경리단길 특화거리는 급속도로 활기를 띄게 된다. 2014년부터 연예인들의 선도로 수제맥주 펍이나 이색적인 메뉴의 에스닉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고 도시재생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된다.



경리단길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느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시골 같은 서울”이라 불린다. 재래시장, 떡집, 철물점이 골목마다 들어선 기존 골목의 정감 있는 이미지에 새로운 문화가 녹아 들어 특색 있는 도시 이미지가 탄생했다.



본격적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파키스탄, 태국, 멕시코 등 이국적인 분위기의 식당을 찾는 젊은 층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해 현재는 해외관광객들에게도 주목받는 거리가 되었다.



탁 트인 남산의 경치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오늘은 경리단’(지역 페스티벌)과 같은 경리단길 만의 특색 있는 문화 콘텐츠와 어우러져 동네의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경리단길 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형성되어 타지역에서도 ‘-리단길’로 벤치마킹하는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낙후되어 있던 평범한 골목도 한 사람의 작은 콘텐츠가 지역을 완벽하게 탈바꿈시킬 수 있고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유일하고 독특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스토리는 성공적인 ‘브랜드’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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