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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천기수   |   등록일 2018.09.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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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달고 지냈던
허물을 벗는 매미를 본다.


언뜻, 창고에 오래된 물지게 하나.
낡은 물지게는 어깨끈도 닳아 있다.
짐을 진 자 누군가의 어깨도 그만큼
닳았으리라.


오늘 교회 청소를 가니
허리 굽은 여자 성도님
무릎을 곧추세우고 교회 마루를 닦는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물지게를 내리는 모습이다.


마룻바닥이 연륜만큼 반들거릴 즈음
머지않아 저 성도님도 매미처럼 허물을 벗으리라.





<감상> 생전에 물지게를 지고 다니시던 어머니는 매미가 허물을 벗듯, 닳은 어깨끈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물독에 물이 가득 고이듯 어머니는 어깨가 닳고 허리도 구부정하여 어느덧 장독을 닮았더랬습니다. 독에 고인 물빛이 번들거리거나 교회의 마룻바닥이 반들거릴 즈음 어머니도, 여자 성도님도 자신이 허물을 벗을 때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허물이 낡은 물지게의 어깨끈이라니! 애잔하기 그지없습니다. 창고나 교회나 신성한 노동이 배인 성스러운 곳에서 착하게 산 어머니와 성도님은 분명히 우화등선(羽化登仙)했을 것입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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