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와 포항에서 한꺼번에 또다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구미 경찰에 따르면 구미시의 한 가정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의 얼굴을 때리고 입에 손가락을 10여 차례 집어넣는 등 학대를 했다.

학부모가 스마트폰으로 CCTV 화면을 촬영한 영상은 충격적이다. 보육교사가 점심시간에 한 여자 원생이 밥을 먹지 않는다고 얼굴을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또 여러 아이들에게 한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이는 비위생적인 장면도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구내염과 눈병 등에 걸린 적이 있는데 이 같은 비위생적인 행태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 같은 학대를 당하는 영상을 본 부모들은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학대행위가 발생한 어린이집이 보육과정과 상호과정 교직원 등에 대한 평가에서 모두 ‘A’로 우수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인증하는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이 수박 겉핥기의 형식적 평가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간 전국의 수많은 곳에서 유사한 어린이 학대 사건이 발생했지만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에서만 해도 지난달 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3살 된 원생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이불과 베개로 얼굴을 덮어씌우는 등 학대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이다. 이 어린이집 역시 201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버젓이 평가인증을 받았다. 구미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상모 사곡동에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 7명을 20여 차례 학대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데도 구미에서 또 유사한 학대 사건이 경찰에 신고된 것이다.

구미에서 뿐 아니다. 포항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아이를 밀치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학대를 한 것으로 지목된 보육교사는 지난 10일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미나 포항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서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엄벌해야 한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은 경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학대는 피해 아동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숙지치 않고 있다.

CCTV만으로는 아동 학대 예방에 한계가 있다. 보육교사 양성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하고, 교사에 대한 상시적 교육이 필요하다. 보육교사의 질과 처우를 높이는 방향으로 중장기적 계획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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