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서원] 4. '공자의 道' 꽃피운 대구 도동서원

자연을 담은 절제된 공간…성리학 건축미학의 정점

전재용 기자   |   등록일 2018.09.19 18:11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텔레그램텔레그램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여름철 도동서원 전경.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道東)서원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 서원의 특징을 대표한다.

도동서원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을 지고 있어 풍수지리설에서 이상적으로 여기는 배산임수(背山臨水)다.

경사가 있는 지형 조건을 최대한 살려 탁월한 서원건축 배치를 자랑한다.

강당 기단부를 예술적으로 구현해 경관과 성리학 건축미학의 완성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쌍계서원에서 도동서원으로

대구 대표 서원인 도동서원은 성리학 관련 이론 중 실천윤리를 강조한 한훤당 김굉필(金宏弼, 1454∼1504년)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조선 오현 중 한 명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은 소학에 심취한 인물로 모든 처신을 소학에 따라 행동해 ‘소학의 화신’이라는 평을 들었다.

고향인 현풍에서 김굉필을 향사하는 서원 건립을 추진해 선조 원년(1568년) 현동 비슬산 기슭에 쌍계(雙溪)서원으로 지어졌다.

하지만 왜란이 일면서 서원은 부서졌고 향촌사회의 피폐와 재정 부족으로 10여 년 동안 복원되지 못했다.

선조 37년(1604년)에서야 현재의 자리로 옮겨 중건, 임금으로부터 도동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됐다.

도동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전국 서원철폐령에도 존속한 전국 47개 주요서원 중 하나로 꼽힌다.



△옛 유생들이 머물던 공간
도동서원 강당(중정당) 내부
도동서원은 진입, 강학, 제향 등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1849년에 지어진 누각 ‘수월루(水月樓)’가 진입 영역의 대표 건물이다. 옛 유생들의 휴식처나 강독 공간으로 사용된 수월루는 도동서원의 정문 격이다. 일종의 여유 공간인 누각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강학공간은 중정당과 서재, 장판각으로 이뤄져 있다.

사당과 더불어 도동서원의 중심 건축물인 중정당은 의관을 단정하게 갖춘 유생들이 꼿꼿하게 앉아 학문을 배우고 토론을 벌인 곳이다.

도동서원 강당편액
중정당에 걸린 편액은 두 개다. 강당 앞 처마 밑의 칠 없는 목판에 검은 글씨는 퇴계 이황의 글씨를 뽑아 새긴 것이다. 강당 안쪽에 있는 검은 바탕의 흰 글씨는 선조의 사액 현판으로 경상도 도사 배대유의 글씨로 알려져 있다.

지대석과 면석, 갑석으로 구성된 강당의 기단은 무려 150㎝에 달해 강당의 위용을 한층 드높인다.
도동서원 강당(중정당) 기단 용두
중정당 기단에 쌓여있는 돌들도 주목할만하다.

기단석은 전국에서 제자들이 스승을 추모하기 위해 저마다 마음에 드는 돌을 모아 쌓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돌의 모양과 크기, 색, 질은 저마다 다르다. 심지어 12각형으로 다음은 돌도 섞여 위아래 좌우 할 것 없이 맞물려 있는 조화를 이룬다.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지극한 정성과 빼어난 예술적 솜씨를 엿볼 수 있다.

도동서원이 가장 깊고 높은 곳에 있는 사당은 도동서원의 대표 건물 중 하나다.

주변에는 담장을 쌓아 독립된 신성한 제사 공간을 상징한다.

사당에서는 해마다 음력 2월과 8월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사당 정면 가운데에는 김굉필 선생의 위패가 봉안돼 있고 오른쪽에는 한강 정구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초가을을 맞이한 도동서원 전경.
가을철 도동서원 내부로 들어서면 하늘과 땅이 모두 금빛이다. 가을 햇살 아래 황금빛 은행잎들이 펼쳐진다.

서원 입구에는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 ‘김굉필 나무’가 방문객을 처음으로 반긴다. 사방으로 뻗은 나뭇가지와 무성한 잎, 굶은 나무 밑동은 당당한 기상도 보여준다. 도동서원의 표상이다.

통상적으로 서원이나 향교에 가면 오래된 은행나무를 만나볼 수 있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해 큰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는 ‘그늘’을 마련하고자 선조들이 배움터마다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금빛 나무들 사이로 단청이 고운 ‘수월루’도 가을 청취를 느끼는데 한몫한다. 오색단청이 화려한 높은 팔작지붕의 누각이다.

누각 옆 배롱나무를 지나 외삼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누각을 오르는 계단이 있다. 옛 선비들이 하얀 무명 버선발로 올라 강과 달을 보며 시를 짓고, 학문을 토론하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실제 유생들의 휴식처로도 사용됐으며 누각에 올라서면 동북쪽에서 흘러오는 낙동강과 고령 개진면 일대의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동서원 앞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배경인 산세를 함께 들여다보면 정경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유네스코 재등재 추진

도동서원 사당 입구 삼문.
도동서원의 강당과 사당, 담장은 1963년 보물 제350호로, 2007년에는 서원 전역이 사적 제488호로 지정됐다.

특히 아름다운 토담으로 지어진 담장은 전국 최초로 보물로 지정돼 주목받고 있다.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도동서원은 한국의 대표서원 8곳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앞서 2015년 등재신청서를 한 차례 제출해 예비실사와 현지실사를 거쳤다.

그러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이하 이코모스)에서 ‘국내·외 유사 유산과의 비교분석’, ‘연속유산의 선택방법’ 등 보완이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등재 신청을 철회하고 등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적받은 사항을 보충, 지난 1월부터 등재를 재추진하고 있다.

이코모스의 현지 실사도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됐다

이코모스의 실사 결과를 포함한 최종 평가결과는 내년 6월 말 개최하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세계유산 등재 심사에서 결정된다.

김제근 달성군청 학예연구사는 “현재 광역시 중에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는데, 도동서원이 등록되면 최초다”며 “도동서원이 대구를 넘어 한국의 대표 서원인 만큼, 등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 전재용 기자
  •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